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核공갈 우려가 현실로… ‘서울 불바다’와 차원다른 협박

입력 : 2013-02-21 00:55:32 수정 : 2013-02-21 00: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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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교관 “南 최종파괴” 발언 충격파… 전문가 “사실상 핵공격 암시”
“남한 강경대응 부채질하고 北 맞대응 부르는 악순환 초래…
전술핵 재배치 길 열어 줘… 北 자충수 두는 결과 초래할 것”
“새정부 외교안보라인 허약… 제대로 대응할지 의문” 지적도
북한이 19일 국제 외교무대에서 한국을 “최종파괴(final destruction)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은 사실상 남한에 대한 핵공격을 암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제네바 유엔 군축회의에 참석한 전용룡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 외교관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면서 내뱉은 ‘최종 파괴’ 발언이 ‘서울 불바다’ 같은 종전의 대남 위협 발언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 3월 판문점 남북 특사교환 실무접촉 당시 북한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 이래 북한은 수시로 남한을 향해 전쟁 위협을 하곤 했다. ‘서울 한복판’, ‘인천’, ‘청와대’, ‘역적패당’ 등 구체적으로 위협 대상을 거론하는가 하면 ‘잿더미’, ‘불바다’, ‘보복의 불벼락’, ‘특별행동조치’ 등을 언급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이번에 사용한 ‘최종파괴’라는 표현은 장사정포를 비롯한 재래식무기 공격을 넘어 핵무기 공격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3차 핵실험 강행 이후 국제사회가 제재 압박을 조여온 데 따른 북측의 거친 반응으로 해석하지만 북한이 핵능력을 강화하는 시점이어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남한을 ‘핵 인질’로 삼는 듯한 북한의 이러한 핵위협 발언은 한국 내 강경여론을 부채질하고, 대북 강경 흐름은 북한의 맞대응을 부르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핵무기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대응하는 방어적 수단이라고 주장하면서 핵무기를 배경으로 위협을 가중시킨다면 북한이 자충수를 두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진정으로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면 불필요하고 과장된 위협은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 연구원은 이어 “북한과 직접적인 군사적 대치에 놓여 있는 남한과 협력하기보다 핵무기 위협을 할수록 북한이 과거 거세게 반발했던 전술핵무기를 남한에 다시 불러들이는 길을 열어주게 될 수도 있다”며 “핵위협을 가중시킬수록 스스로 더 큰 위험에 갇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이 북한의 핵위협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국방장관 출신인 김장수 청와대안보실장 내정자가 외교안보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맡게 된 것과 관련해 “외교로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한데 과연 새 정부 외교안보라인 구도상 전략적 접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북한의 위협이 계속될수록 북핵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 입지는 좁아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대미, 대중 외교 경험이 전무한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내정자에 대해서도 “북핵 위기를 슬기롭게 넘으려면 한·미 동맹 고리를 견고히 하면서도 중국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대북 정책 구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는 말들이 나온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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