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火電 신설 ‘전력수급계획’ 반발

“구속력 없는 지경부 자체 계획
강행땐 발전설비에 환경평가”

환경부와 지식경제부가 화력발전소 18기를 신설하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22일 확정된 지식경제부의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3∼2027년)에 대해 계획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 내에서 다른 부처의 행정계획을 전면 부정하는 경우는 이례적으로,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통해 제동을 걸면 이번 전력수급계획의 핵심인 화력발전소 증설 등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25일 “사전협의 없이 통과된 전력수급계획은 인정할 수 없다”며 “구속력 없는 (지경부) 자체 행정계획이므로 개별 발전설비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할 때 반영하지 못한 환경영향을 개별 사업과정에서 검토하겠다는 얘기다.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끝나기 전에는 사업을 시작할 수 없도록 법에 정해져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제6차 전력수급계획은 화력발전소 18기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27년이면 최대 전력 수요가 1억1000만㎾가 되는데 수요를 맞추려면 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는 게 지경부 논리다.

그러나 환경부는 계획대로 화력발전이 늘어나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그 이유로 전력수급계획상의 발전설비 증설을 반영해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측한 결과 정부가 2011년 제시한 전망치보다 10% 이상 많았다고 밝히고 있다.

앞서 지경부는 지난 22일 전력정책심의회를 열어 전력수급계획을 통과시켰으나 이 과정에서 심의위원 중 한 명인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은 심의에 불참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개별 사업은 환경오염 요인을 줄이는 정도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켰다”며 “그러나 전력수급계획상의 발전설비에 대해서는 부동의도 불사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