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은 과거 북미대화 경험을 상기시키고 미국에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등 미국과의 대화를 바라는 속내를 내비쳤다.
대외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13일 현재의 긴장국면과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던 1993년 상황을 비교하며 "당시 일촉즉발의 위기는 대화국면으로 전환돼 6월 13일 조미 공동성명이 발표됐다"고 상기시켰다.
조선신보는 지난 5일에는 "공은 미국에 가 있다"며 "정세를 폭발시키는 것이 전면대결전의 목적이 아니고 미국이 옳은 길을 택한다면 조선도 호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주장하는 미국의 '옳은 길'이란 북미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미국이 대화를 제안하면 북한은 언제든지 호응할 자세가 돼 있다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12일 "'조선 사회주의 붕괴'를 목적으로 한 미국의 야망은 언제 가도 실현될 수 없다"라며 "미국이 오늘의 악몽(군사적 긴장 등)에서 벗어나려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걷어치우는 외에 다른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한편으로 자신들은 할 만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미국이 먼저 나서서 대화를 제안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7일 북한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데 대한 제안을 1970년대부터 여러 차례 내놨지만 미국은 이 제안을 모조리 외면하고 거부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북한 매체들의 이런 언급은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과 북미대화를 바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배경에는 정전협정 60주년이 되는 올해 미국과의 평화회담을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되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앞으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어도 조선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미국과의 평화협정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군사적 도발 위협을 강화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려는 공세의 일환"이라며 "미국의 책임론을 강조하는 것도 미국이 먼저 나서주기를 바라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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