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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정보혁명' 세상과 인간을 지배하다

입력 : 2013-04-19 21:11:05 수정 : 2013-04-19 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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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복잡계 네트워크의 핵심
인간 행동 예측·테러 감시도 가능
구글, 정보 상업적 이용 ‘돈방석’
‘DNA 해독’ 맞춤처방시대 도래
카이스트가 자랑하는 최고 석학들
최첨단 정보학 동향·미래사회 예측
정하웅·김동섭·이해웅 지음/사이언스북스/2만2000원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DNA에서 양자 컴퓨터까지/정하웅·김동섭·이해웅 지음/사이언스북스/2만2000원


지구에서 1년간 생성되거나 복제되는 정보는 2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 2020년엔 전 세계 1인당 5000기가바이트의 정보를 갖게 될 추세다. 미국의 정보업체 EMC의 지난해 말 연구 발표에서다. 이런 어마어마한 정보가 만들어낼 ‘정보혁명’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현대인의 삶 속에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떼어놓을 수 없다.

카이스트(KAIST) 소속 정보학 교수들의 강의 내용을 엮은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향후 정보혁명이 가져올 삶의 변화를 내다보면서 최첨단 정보학 동향을 전해준다. 미국 내 유수 학술지에 9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복잡계 네트워크’ 전문가인 정하웅 교수는 “수많은 구성 요소가 유기적인 협동을 통해 복잡한 현상을 일으키는 복잡계가 이 지구상”이라고 풀이한다. 복잡계(complex system)는 필연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 인터넷이란 과학적 성과물이 유기적 연결체, 즉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루는 핵심 요소라는 것. ‘복잡계 네트워크’라는 프리즘을 통해 인간 활동과 정보를 풀이하면, 대부분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논리다.

정 교수는 “미국이 이 네트워크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미리 알았으면 테러리스트의 연락망을 감시해 9·11테러를 사전에 저지할 수 있었다”면서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아직 잠복기에 있는 독감의 확산을 예측하고, 포토숍을 이용한 시뮬레이션으로 직접 가 보지도 않은 도시의 교통 체증을 분석하는 일까지 가능해진다”고 설명한다.

항공망과 비슷한 복잡계 네트워크를 가장 먼저 알아채고 엄청난 돈을 번 기업은 구글이다. 구글은 개인이 스스로 관심 분야를 찾아 클릭하거나 정보를 익스플로어링하면 네트워크가 구성되고, 각종 정보가 쌓이는 점을 간파했다.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구글은 아주 교활한 기업이라는 것. 멍석을 깔아놓으면 원숭이가 춤을 추고 돈은 주인이 챙긴다는 우리 속담에 딱 들어맞는 경우다.

예컨대 수많은 정보 가운데 국내 100대 기업의 혼맥 관계를 추적해보면 재벌 성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여야 정치인들의 인터넷 클릭 성향을 분석하면 국내 정치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추적하면 지구상의 복잡계 네트워크 정보, 즉 인간 행동의 각종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장균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생화학 반응을 네트워크로 표시한 그림이다. 원은 세포 안 물질을, 네모는 그 물질들이 모여 만드는 생화학 반응을 나타낸다. 선의 두께는 반응의 정도를 나타낸다.
정하웅 교수 제공
정 교수는 “거칠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빅 데이터’를 네트워크와 결합해, 복잡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하는 ‘빅 플랜’의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여러분은 현재의 네트워크 상태를 파악하고 지금 내가 네트워크의 어디에 있는지, 이렇게 연결된 네트워크 사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풀이한다.

유전자 정보학 전문가인 김동섭 교수는 “정보학의 관점으로 바라볼 때 생명을 이루는 정보는 DNA에 모두 담겨 있으며, 생명체는 DNA에 쓰여 있는 정보를 해독하여 명령을 수행한다. 컴퓨터처럼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기관이 곧 생명체인 것이다. 사람의 형상이 다른 이유는 저마다 처리하는 생명 정보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이 이 생명 정보의 차이를 파악,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면 어떤 이득을 가져올까?. 김 교수는 “인간의 유전체 전부를 분석하는 휴먼게놈프로젝트가 완료되면서, 유전자 차이에 따라 개인 맞춤형 약을 처방할 수 있고, 99달러라는 적은 돈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세상이 되었다”면서 “DNA를 분석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유전자 조작으로 원하는 외모와 지능을 가진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인간이 창조주의 위치마저 넘보고 있는가?

이해웅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는 정보학과 양자역학이 융합하는 양자 정보학의 세계를 풀이한다. 프랑스 물리학자 세르주 아로슈와 하버드대의 데이비드 와인랜드가 양자 컴퓨터 실용화로 201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지만, 아직 일반에는 생소한 분야다.

이 교수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배우고 나면 풀 수 없는 암호, 위조가 불가능한 화폐, 1000년 걸릴 계산을 5분 만에 할 수 있는 컴퓨터, 지구에서 다른 행성으로 가는 순간 이동이 SF영화 속의 상상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미래임을 깨닫게 된다”면서 “양자정보학은 강대국들이 이 기술이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주도하리라 믿었기에 발전할 수 있었다”면서 국내에서도 연구개발을 촉구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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