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 통제에 반발 독립
욕설·호남 비하글 많아 보수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운영자는 일베가 주로 유머를 올리는 사이트라고 설명한다. 일베는 주로 욕설이 섞인 대화나 역사왜곡, 호남에 대한 비하 등을 유머로 공유하는 내용이 많다. 하지만 그 수위가 도를 넘어서 적지 않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일베 게시판은 짤방, 정치, 잡담, 연예인, 고민상담, 음악 등 12개 메뉴로 구성돼 있다. 추천을 많이 받은 게시물은 ‘베스트 게시물’로 분류돼 일간베스트 게시판과 정치 일간베스트 게시판으로 이동된다. 최초의 일베는 1999년 디지털카메라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 있던 한 게시판이었다.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은 부문별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글을 ‘일간베스트’ 항목에 올렸다. 이 가운데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의 글은 관리자가 삭제했다. 이에 반발한 일부 회원들이 2010년 독립해 만든 사이트가 일베다. 이후 일베는 회원들이 하루 평균 14만5400여회씩 드나드는 인기 사이트가 됐다.
일베의 주 회원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남성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밍아웃(자신을 일베 이용자라고 드러내는 일)’을 한 글을 찾아보면 자신을 중·고등학생이라고 밝힌 이들이 많다. 하지만 10, 20대가 주 이용자로 지목되는데 가끔씩 직장인이나 교수라고 자신을 설명하는 이들도 있다. 과거 ‘일베 이용자들은 저능아’라는 비난이 일자 국내외 유명대학이나 대기업에 다닌다고 밝힌 회원들이 있었다.
주로 올라오는 유머 게시물은 극우성향을 바탕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거나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을 합성한 것들이다.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을 신봉하고 강경한 반(反)북한 태도를 보인다. ‘다시 보는 광우뻥 열사 大 백과사전’이라며 이슈에 대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좌좀(좌익좀비)’, ‘운지(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지칭. ‘땅에 떨어지다’는 뜻’), ‘홍어(호남을 비하하는 표현)’, ‘홍어무침(광주민주화운동)’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다. ‘5·18 폭동’을 과감하게 진압했다는 의미에서 전 전 대통령은 ‘전땅크’라고 불린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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