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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역사교과서 등장 이념 논란 재연

입력 : 2013-06-01 09:28:39 수정 : 2013-06-01 09: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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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계 현대사학회 집필 고교 교과서 검정 통과
학회 “기존 교과서 친북·좌파 대변했다” 낙인 찍어
역사학계 “국가가 검정했는데 의견 다르다고 매도”
이명박정부 때 시끄러웠다가 잠잠해진 역사교과서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우파 성향 단체가 집필한 역사교과서가 최근 검정 심사를 통과한 데 이어 이 단체가 현행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좌편향·왜곡’ 교과서라고 비난하면서다.

31일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검정심의위원회의 고교 역사 교과서 검정 본심사에서 9종 중 8종이 적합 판정을 받았다. 본심사를 통과한 교과서 중에는 우파 성향인 한국현대사학회의 권희영 회장이 주 집필자로 참여한 교과서(교학사)도 있다. 이 학회는 2008년 ‘대안 역사교과서’ 작업을 주도한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주축이라고 알려졌으며, 설립 첫해인 2011년에 역사교과서의 ‘민주주의’ 표현을 ‘자유민주주의’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런 현대사학회가 집필한 역사교과서가 검정과정을 통과하면서 역사교과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8월 최종 합격 여부가 가려지지만 본심사를 통과한 역사교과서가 탈락한 전례가 없는 점에 비춰 해당 교과서는 내년 새 학기부터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현대사학회가 교과서 검정 통과와 동시에 현재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역사교과서의 편향성을 문제 삼으면서 논란의 도화선에 불을 댕겼다. 이 학회는 이날 아산정책연구원과 함께 ‘교과서 문제를 생각한다: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분석과 제언’ 학술회의를 열고 기존 역사교과서들을 사실상 ‘친북·좌파 교과서’로 낙인찍었다.

제1발표자로 나선 오영섭 연세대 이승만연구소 연구교수는 “현행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서술내용의 왜곡과 좌편향 문제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올바른 역사관과 민족관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민족주의·민중사학의 역사인식,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불인정 사고방식 등에 영향을 받아 집필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권 회장(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도 “공산주의 대 자본주의, 친일 대 반일, 민주 대 파쇼의 가공적인 대립이 교과서의 역사관이 돼버렸다”며 “많은 교과서가 좌익적 운동을 옹호하고, 역대 정부 평가에서도 김대중·노무현정부를 좋게 평가하는 당파성을 띠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역사학계는 대체적으로 불쾌한 기색과 함께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역사학과 교수는 “실제 역사학자도 적어 역사학회라고 보기 힘든 단체에서 편향된 시각으로 역사교과서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역사교과서 대표집필자로 참여한 주진오 상명대 교수(역사학)도 “역사적 사실과 엄격한 교육과정에 근거해 집필하고, 국가기관의 검증·수정과정을 거친 교과서를 자신들의 견해와 다르다고 매도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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