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한번 참석에 1000만원 받아 대기업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찬성 의견만 내놓는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지만 연봉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이들의 연봉이 1억원을 넘었고, 1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곳도 있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 중 감사위원이 아닌 사외이사 1인이 받은 평균 보수는 SK하이닉스가 1억57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5500만원)의 3배에 육박하는 액수로, 사내이사(8억2300만원)보다 적지만 직원 연봉(5759만원)의 3배에 이른다. 이들은 지난해 이사회에 15차례 참석해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이사회에 한 번 참석할 때마다 1047만원을 받은 셈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임기가 만료되거나 중도 퇴임한 사외이사 보수를 제외하면 실제 보수는 전년보다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사외이사 연봉은 평균 1억5500만원으로 2위였다. 지난해 이사회가 7차례 열렸으니 회당 2214만원을 받은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사외이사 보수는 전·현직 사외이사에 대한 경영성과금이 포함된 금액으로, 이를 제외하면 1인당 평균 7600만원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사외이사 연봉도 1억2000만원으로 1억원을 넘었다. 이어 영원무역(9300만원), 호텔신라(9200만원), 삼성전자(8900만원), SK텔레콤(8500만원), 현대차(8400만원), KB금융(8300만원), 삼성물산(8000만원) 등이 사외이사 연봉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사외이사 제도는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활동과 결정을 감시하기 위해 도입된 지 13년째다. 하지만 이사회 안건에 찬성으로 일관하는 ‘거수기’ 역할만 하는 등 고액 연봉에 비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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