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탈진 등 환자 22명 달해 제주지역에 장기간 ‘마른 장마’로 인한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23일 제주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폭염으로 지난달부터 21일까지 응급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온열질환자는 모두 22명에 이른다. 지난해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당시 환자가 2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은 현기증이 나고 속이 메스꺼우며, 심할 경우 근육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연령별로는 50대가 5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20대와 40대에서도 각각 4명씩 발생했다. 20대 미만과 30대, 60대 이상 3명씩 발생하는 연령대 구분 없이 나타나고 있다. 열탈진이 1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3명은 중환자실에 입원치료를 받았다.
또 ‘마른 장마’로 인해 가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장마가 시작됐지만 22일까지 내린 비는 제주시가 134㎜, 서귀포시 85㎜, 고산 94㎜, 성산 129㎜에 그치고 있다. 장마가 6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 한달 동안 지속된 지난해에는 제주시 246㎜, 서귀포시 319㎜, 고산 250㎜, 성산 320㎜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올해 장마 기간 제주시에 내린 비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고, 고산과 성산은 각각 3분의 1 수준, 서귀포시는 4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이달 들어 내린 비는 서귀포시가 18.8㎜, 성산 12.8㎜, 제주시 3.3㎜에 불과하다. 여름마다 가뭄이 반복되는 고산지역은 1.6㎜에 그치고 있어 토양수분함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마른장마로 인한 폭염도 기승을 부리면서 제주지역에는 지난 14일부터 9일째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 현상도 계속되면서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장마전선이 남하하는 25일쯤 비가 시작돼 일요일인 28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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