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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사교육 광풍] “5살짜리 아이 레벨테스트 너무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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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8-05 02:20:50 수정 : 2013-08-05 20: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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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강사들이 본 한국영어 세태 “5살배기 아이가 영어 레벨테스트(수준시험)를 받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그건 교육이 아니다. 비즈니스다.”

영국인 영어강사 벤 제이슨(가명)씨는 유아 영어학원의 레벨테스트에 대해 묻자 ‘쇼킹(shocking)’이란 단어를 써가며 이렇게 말했다.

유아 영어학원과 사립 초등학교를 오가며 7년째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제이슨씨지만 처음에는 한국 부모들의 영어교육 집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어떤 아이들은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그런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며 “내 아이에게는 절대로 (이런 식의 교육을)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영유아 영어교육 열풍의 중심에 선 원어민 강사와 영어 교사들은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 영어학습을 교육이 아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도구로 여긴다고 우려했다.

서울의 한 공립 영어도서관 관계자는 “편하게 책을 읽으라고 마련된 이 공간에서도 끊임없이 자녀의 수준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부모가 많다”며 “영어책을 고를 때 참고하라고 ‘렉사일 지수’라는 것을 도입했는데, 토익 점수 높이듯이 렉사일 지수를 높여달라는 요청에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유아 영어학원이 교재로 사용하는 미국 초등학교 영어교과서(왼쪽)와 우리나라 초등학교 3학년 영어교과서.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영어에 일찍 노출될수록 쉽게 영어를 배우는 건 사실이지만, ‘반짝 효과’에 그칠 공산도 크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초등학교 영어전담 교사였던 경기도 A초등학교의 이모(여) 교사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엄마가 밀어주는 만큼, 투자하는 만큼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사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점수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언제 시작을 해도 다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에서 20년 살다 지난해 원어민 강사로 한국에 온 정모(여)씨도 “영어를 잘하려면 본인이 하고 싶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육 영어 시작 연령을 지금보다 낮춰 조기 영어 사교육 열풍을 제도권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인천 B초등학교 영어전담 교사인 윤모(여) 씨는 “어차피 대부분의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 전 알파벳을 떼고 들어오는 걸 감안하면 아예 1학년 때부터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윤지로·홍주형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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