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략대상 연령 점점 낮아져… 피해 우려 사교육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가 EBS 등을 앞세워 대학입시 사교육 시장을 누르자,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전문가들은 유아·초등학령 인구 감소로 이미 포화상태인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 그야말로 전쟁터가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부모와 어린이에게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고등 온라인 교육시장 점유율 1위인 메가스터디는 최근 영유아 콘텐츠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영유아 단행본 시장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히는 최봉수 웅진씽크빅 전 대표를 영입해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EBS 교재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계율이 70%까지 높아지면서 지난해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꺾이자 본격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50년 가까이 대입 수험생들을 타깃으로 했던 대성(학원)도 지난해 미취학 아동부터 볼 수 있는 독서 흥미유발 교육 프로그램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초등학생용 역사논술 교재를 출간했다. 초·중등 영어교육 업체인 청담어학원과 정상 JLS도 1∼2년 전부터 유아 영어교재와 교구, 전자펜 등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기존 유·초등 대상 업체들도 계속해 공략 대상 연령을 낮추고 있다. 학습지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은 돌 전후 아이와 엄마의 상호작용을 이끌어주는 방문교육 프로그램을 지난해 내놨다. 한글과 수학 등을 배울 나이가 되기 전에 하는 워밍업 프로그램인 셈이다. JEI 재능교육은 교재에 펜을 갖다 대면 원어민 음성이 들리는 자사 학습도구를 활용해 태교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이처럼 사교육 업체가 앞다퉈 영유아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유아인구가 감소하는 탓에 시장의 성장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다. 학습지 시장만 해도 국내 4대 회사의 매출은 2007년 이후 2조원대에 정체돼 있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중등 사교육시장은 정부의 규제로 운신 폭이 좁지만, 영유아 쪽은 규제보다는 지원이 많다”며 “영유아 스마트 기기 등은 아직 성장 여지가 많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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