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그동안 묵은 쌀과 햅쌀이 섞인 제품을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팀은 해남 지역의 농협 두 군데가 쌀 생산연도를 속이고 대량 유통해왔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적발된 두 곳은 모두 품질이 좋은 쌀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A농협은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팔다 남은 쌀 2900톤을 햅쌀 1만500톤과 2대8 비율로 섞은 뒤 유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B농협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일반 벼의 경우 수확시기로부터 6개월 이상 지나면 수분 증발과 함께 잔류 농약이 사라지는 점을 악용, 일반 쌀 71톤을 친환경 쌀로 둔갑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A농협이 유통한 쌀 1만3400톤은 우리나라 성인인구가 이틀에 걸쳐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78억원 상당이다. 특히 A농협은 올해에도 지난해의 묵은 쌀 1000톤 중 절반을 같은 방법으로 햅쌀과 섞어 판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에서 규정한 제재를 일단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형사·행정적 징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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