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이 주관한 연탄 나눔 봉사에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사회봉사단원 등 50여명이 동참했다. 기자도 난생 처음 연탄 나눔 봉사에 힘을 보탰다.
봉사단원들은 앞치마에 면장갑과 토시를 끼고 길게 늘어서 연탄을 나르기 시작했다. 조금씩 흩날리던 눈발은 점점 굵어지면서 눈앞을 가릴 정도였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세계일보 박영준 기자(가운데)가 12일 서울 창신동 천막동네에서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허정호 기자 |
가파른 산등성이에 자리 잡은 천막동네는 1987년 재개발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나무 합판과 천막으로 집을 짓고 살면서 시작됐다. 30여가구가 함께 했던 동네는 그동안 하나둘씩 떠나면서 현재는 8가구만 남았다. 연탄을 나르는 내내 고마움과 안타까운 눈으로 자원봉사자들을 지켜보던 이 할머니는 가족과 함께 천막 동네에 살다가 이제는 혼자 생활하고 있다. 이날 이 할머니 집 창고에는 연탄 300장이 쌓였다. 연탄 1장이 500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5만원어치다. 수십만원에 달하는 일반 주택 난방비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지만 한 달 생활비가 20여만원에 불과한 이 할머니에겐 소중한 ‘곡식’이나 다름없다. 이 할머니는 “연탄 보일러라도 없으면 겨울을 버틸 수가 없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되뇌었다.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은 개인이나 단체, 기업 등의 후원을 받아 2004년부터 올해 3월까지 8만8726가구에 연탄을 전달했다. 지금까지 지원한 연탄은 2262만3261장으로 무게로 따지면 8만1443t에 달한다. 그동안 자원봉사자 19만3169명이 동참했다. 연간 많게는 350만장에 달하던 연탄 지원은 최근 들어 250만장 안팎으로 줄었다. 반면 연탄 사용량은 경기불황 등의 이유로 최근 3년간 증가추세다. 대한석탄공사에 따르면 2011년 182만2000t이던 연탄소비량은 지난해 183만3000t으로 증가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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