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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쇼크… 멸종위기종 폐사 ‘빨간불’

입력 : 2014-01-14 06:00:00 수정 : 2014-01-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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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폐사동물 3분의 1 달해
관련 법규없이 주먹구구 운영
동물 탈출이나 안전사고만큼이나 동물원에서 해마다 폐사하는 동물들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다. 서울대공원에서만 매년 100마리가 넘는 동물이 폐사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동물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동물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13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동물원에서 폐사한 동물은 1623마리에 달한다. 2004년에는 105종 186마리가 폐사한 데 이어 2005년 88종 148마리, 2008년 109종 231마리가 폐사했다. 해마다 폐사동물 수는 줄어들지 않아 2011년에도 111종 200마리, 2012년에도 113종 213마리가 폐사했다. 폐사 원인은 각종 질병이나 감염, 스트레스, 동종 간 싸움으로 인한 부상, 쇼크사 등 다양하다.

폐사한 동물들 가운데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이 지정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물론 천연기념물도 다수 포함돼 있다. CITES는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멸종할 우려가 있는 동식물, 각국이 보호조치를 지정한 동식물 등을 3단계 분류등급으로 관리하고 이들에 대한 국제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2012년에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CITES 1등급으로 지정된 동물이자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반달가슴곰이 간염과 담낭염으로 폐사했다. 폐사한 멸종위기종은 2012년 한 해에만 42종 64마리로, 그해 폐사한 동물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폐사 동물 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들도 9종 11마리에 달했다.

이처럼 보호가치가 있는 희귀 동물들을 포함해 매년 서울대공원에서만 수백마리의 동물들이 폐사하고 있지만 개선대책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불가피한 경우는 물론이고 관리 소홀로 인해 동물들이 죽음을 맞더라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형주 동물자유연대 정책기획팀장은 “동물원에서는 때 되면 먹이도 주고 잠잘 곳도 확보해주고 임상증세가 나타나면 치료도 해주지만 막상 천적도 있고 천재지변에 노출돼 있는 야생에서보다 폐사율이 높게 나타난다”며 “동물원의 동물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면 동물원의 사육환경은 물론 번식과 유입에 대한 과학적 관리 등을 담은 법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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