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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 개악 논란’ 휩싸인 정치권

입력 : 2014-02-10 21:48:51 수정 : 2014-02-10 21: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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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동의없이 수사 가능… 고소·고발 난무 ‘부메랑’
국회의원 270명이 ‘법안 개악’ 논란에 휩싸였다. 2007년 17대 국회에서 개정한 저작권법에 정치인 스스로 발목이 잡힌 셈이다. 10일 검찰에 국회의원들을 고발한 법률소비자연맹(이하 연맹)은 저작권법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찬반 의견이 갈려 난항이 예상된다. 저작권법 개정으로 저작권 보호가 이전보다 강화돼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맹이 이날 공개한 검찰 고발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의 당대표, 원내대표 등 현역 의원 대다수가 저작권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경남 지역이 지역구인 한 초선 의원은 2012년 10월 박근혜 대통령(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과의 오찬 내용을 보도한 기사와 사진을 2013년 8월까지 모두 185회에 걸쳐 해당 언론사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전재해 전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맹은 “직접 의원실에 확인한 결과 개별 언론사로부터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는 국회의원을 감히 누가 고소·고발하겠느냐는 특권의식”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 관련 상임위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방송통신 분야를 담당하는 미래창조방송통신위 소속 의원 상당수와 강창희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 등이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고발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의원의 공통점은 개인 홈페이지가 없거나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았다.

이번 고발 주체는 무단 전재로 피해를 본 언론사가 아닌 시민단체라는 점이 논쟁의 핵심이다. 시민단체의 고발이 가능했던 것은 국회가 저작권법을 개정하면서 친고죄를 ‘비친고죄’로 바꿨기 때문이다. 법 개정으로 당사자인 저작권자의 동의나 고발 없이도 제3자가 수사를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의원들이 상습적으로 언론 기사를 전재한 것은 저작권법 제140조를 위반했다는 근거에서다.

연맹 측 관계자는 “저작권자와 아무런 상관없이 법체계가 돌아가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국회에 제출된 재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피해자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07년 인터넷 소설을 내려받은 한 고교생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대표적인 부정적 사례로 꼽힌다. 일부 로펌은 저작권자의 동의가 없어 고소할 수 없음에도 합의금을 챙기기도 했다. 특히 ‘비친고죄’ 조항을 악용해 돈을 챙기려는 ‘법파라치’의 양산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 연맹 측 주장이다. 이번 소송을 맡은 안철현 변호사는 “단순히 의원들도 처벌을 받으라는 의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안 변호사는 “저작권법은 애초 친고죄를 원칙으로 했는데 비친고죄로 인해 일부 로펌이나 저작권 관리단체가 법감정과 맞지 않는 행위를 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작정 저작권자만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권리도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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