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 서치는 지난해 중국의 LCD 생산액(10인치 이상 기준)은 전년보다 6.6% 증가한 71억9000만달러로 한국, 대만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더불어 세계시장을 사분(四分) 중인 한국, 대만, 일본의 생산액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작년 들어 중국은 대형 LCD 생산액에서 처음으로 일본(8.0%)을 제치고 세계시장 점유율 3위(9.8%)에 올랐다. 48.1%를 점유한 한국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중국이 범정부 차원의 육성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일본을 앞지른 점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 연구원 측은 이런 추세로 볼 때 2020년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의 생산국가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LCD 자체 생산을 늘리면서 한국 수출이 감소세에 있는 것도 국내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대 중국 LCD 수출은 2011년 198억3000만달러를 정점으로 해마다 줄어 현지시장 점유율도 2011년 41.9%에서 지난해 11월 현재 35.8%로 후퇴했다. 중국 제품과 견줘 강점으로 꼽히던 원가 경쟁력과 제품 차별화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세계시장에서도 중국발 과잉공급으로 수익성 악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이다. 55인치 LCD TV의 패널 가격은 2012년 10월 이후 1년 새 장당 567달러에서 515달러로 9.2% 떨어졌다.
이에 국내 LCD 업계는 고급형 초고해상도(UH) LCD 패널의 생산과 판매에 집중,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력이 적게 드는 LCD 공정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이 대량생산체제 구축에 나서면서 핵심 장비와 소재·부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시장이 선점이 정부 전략의 골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미 업계 간담회를 통해 관련 중소기업이 중국 현지의 시장정보와 동향에 어둡고, 개별 기업 단위로 진출했다 협상 대응력에서 밀려 고전하고 있다는 애로를 전해듣고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시장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한편 중소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진출하는 방안 등을 지원책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LCD를 생산하는 대형업체를 지원할 연구·개발(R&D) 전략도 새로 짜고 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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