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특구 지정… 다시 활기 고래생태체험관이 있는 울산시 남구 장생포는 국내 고래관광의 중심지이다. 2008년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이곳에는 돌고래 4마리가 유영하는 고래생태체험관 뿐 아니라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 390명이 탈 수 있는 고래바다여행선, 20여개의 고래음식점이 있다. 한 해 평균 70여만명의 관광객이 고래를 보기 위해 장생포를 찾는다.
울산 장생포와 고래와의 특별한 인연은 18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러시아 황태자 니콜라이 2세가 일본으로 가던 중 장생포 앞바다에서 큰 고래떼를 발견했다. 이후 러시아 태평양포경회사가 1899년 고래를 해체하는 장소로 이용하면서 고래잡이 전초기지가 됐다.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부유한 마을이 됐다. 그러나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가 포경을 금지하면서 장생포는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인근에 석유화학공단가 들어서면서 주민들도 하나둘 떠나갔다. 2만명이던 인구는 1400명으로 줄었다.
장생포를 다시 살린 것이 ‘고래’다. 울산 남구는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래박물관을 건립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의 ‘고래관광사업’을 시도했다. 12.4m 길이의 브라이드고래 골격이 박물관에 전시됐고, 울산 앞바다에서 1시간 30여분간 배를 타고 다니며 고래를 찾는 관광은 호평을 받고 있다. 남구는 장생포에 고래문화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고래문화마을이 조성되면 현재 장생포에서 운영하는 고래생태체험관, 고래관광크루즈선 등과 연계한 고래관광 인프라가 구축될 것으로 남구는 기대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고래문화마을이 조성되면 울산 남구는 세계적인 고래도시로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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