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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고차 시장에 ‘역경매’ 도입, 차넷 최원호 대표

입력 : 2014-03-26 21:21:29 수정 : 2014-03-27 13: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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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중고차 시장 규모가 해마나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3년에도 중고차 거래규모는 신기록을 갱신했다. 신차 판매량의 2배가 넘는다. 일각에서는 중고차 평균 단가를 1000만원 정도만 잡아도 연간 30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반인이 중고차를 팔거나 구입하기 위해서는 걱정이 앞선다. 혹여 제값을 받지 못할까 걱정을 한다.

똑같은 고민을 하던 한 직장인이 ‘역경매’ 방식을 도입해 중고차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006년 ‘옥션’의 자동차 카테고리를 운영하면서 특허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중고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차넷의 최원호 대표를 만났다.

▶ 중고차 역경매 웹사이트 ‘차넷’을 운영하는 우리코넷 최원호 대표.
서울 이태원에서 만난 최 대표는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조근조근 말을 꺼냈다. 자동차를 팔거나 구입하는 회사를 운영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첫 인상은 IT회사의 분위기와 더 어울렸다.

최 대표는 “해마다 300만대가 넘는 차가 거래된다”며 “신차 판매량의 2배가 넘는 숫자로 엄청난 시장 규모를 갖고 있지만 중소 업체가 대부분이라 시스템을 갖춰 도전하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중고차 시장에 뛰어든 포부를 밝혔다.

‘차넷’을 운영하는 회사 ‘우리코넷’은 최 대표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2006년 사업을 시작했다. 경매 방식을 도입해 물건을 판매하는 ‘옥션’에서 자동차 거래 사이트를 운영했다. 최 대표는 “회사에 다니다 뒤늦게 미국서 공부를 하니 여러 가지 사업 모델이 보였다”며 “역경매 방식을 자동차에 도입하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생각하고 과감하게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옥션과 사업을 시작한 우리코넷은 약 10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역경매 방식의 중고차 거래 시스템을 구축한다. 쉽게 말하면 고객이 팔고 싶은 차를 등록하면 전국의 중고차 구매 딜러가 경매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모든 과정은 인터넷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이뤄졌고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발전했다.

우리코넷의 소위 ‘역경매’ 중고차 거래 시스템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신차 판매 영업사원의 호응이 좋았다. 새차를 사려는 고객은 대부분 중고차 처리에 골치가 아팠고 많은 경우 신차 판매 영업사원을 통해 중고차를 처리했다. 차넷은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전국 영업점에 차넷 시스템을 깔았다. 신차 영업사원은 고객의 중고차를 좋은 값에 판매할 수 있으니 반응이 좋았다.

최 대표는 “당시 르노삼성 전국 영업소를 통해 중고차 거래를 시작하면서 전국의 중고차 딜러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때 맺어진 인연으로 ‘차넷’의 시스템은 전국망으로 발전했다.

최 대표는 마케터 출신이다. IMF 이전에 오비맥주에서 마케팅을 했다. 그 이전에는 회사의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에도 관여했다. 그리곤 미국에서 공부를 더 하고 돌아오겠다는 뜻을 품고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하다 보니 요즘 유행하는 ‘스크린 골프’가 있는 거에요. 바로 이거다 싶어서 한국으로 들여오려고 아이디어를 보탰죠” 최 대표는 미국에서 MBA를 공부하며 본격적인 사업 마인드를 키웠다. “아마 그때 스크린골프를 들여왔으면 지금쯤 상장기업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라고 말하는 최 대표는 “중고차 시장에서 이제 꿈을 키우려고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 대표가 운영하는 중고차 거래소 ‘차넷’은 독특한 것이 있다. 최 대표는 “일반인들은 중고차가 그저 사고 팔고 모두 한곳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차를 판매하는 것보다 사오는 일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에는 중고차 사업을 금융업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중고차를 무조건 싸게 사와서 비싸게 파는 게 기술이 아니라 적절한 마진을 남겨서 두 달 안에 2∼3%의 수익을 올리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차넷은 중고차를 소비자가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중고차 사업은 재고가 가장 큰 문제거든요. 그래서 차를 사올 때 2∼3달 재고로 쌓일 위험을 고려해 값을 깎는 것이 관행이에요”라며 차넷에서는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차넷 시스템을 이용하면 전국 중고차 딜러들 가운데 그 차가 당장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줍니다. 즉시 판매할 곳이 있으니 재고로 쌓일 고민이 없고 결국 차 값을 비싸게 쳐주는 선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의 중고차 거래 시스템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고차 업계는 1만5000개 이상의 소규모 사업자로 이뤄져 불합리한 거래나 사고가 일부에서 일어나기도 한다”며 “미국의 경우 대형 중고차 사업자들은 신차 판매 못지 않게 중고차 시장을 합리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넷의 역경매 시스템은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의 전국 딜러망을 통해 소위 ‘전문가’만 사용하는 시스템이었다”며 “작년부터 일반인도 역경매 매물을 올릴 수 있도록 개방하고 합리적인 값을 받을 수 있게 유지하고 있다”고 최 대표는 말했다.

차넷은 소비자가 직접 중고차를 등록하면 콜센터에서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는 전화 통화를 하고 전국 300여 개 중고차 딜러와 경매를 시작한다. 이 가운데 가장 비싼 값을 책정하는 딜러를 소비자와 연결해 중고차를 좋은 값에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차넷은 중고차 판매를 알선하는 대신 딜러에게 일종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 같은 상품매매 중개 시스템을 개발해 최 대표는 2009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혁신 개발사업으로 선정됐고 2011년에는 자동차 비교견적시스템 특허를 출원했다.

최 대표는 “차넷의 주 이용자는 ‘구전’으로 추천받은 사람들”이라며 “앞으로도 시스템을 통해 중고차 시장이 합리적으로 운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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