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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남 ‘마구잡이 발레파킹’ 법으로 규제 추진

입력 : 2014-04-15 06:00:00 수정 : 2014-04-15 07: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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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0명중 9명 “관리 필요”
區, 신고제서 등록제로 전환
직장인 이모(33·여)씨는 평소 서울 강남구에 있는 미용실에 갈 때마다 대리주차(발레파킹) 요금을 3000원씩 내고 있다. 기계식 주차장에 차를 넣고 빼는 것만 대신 해주는 정도지만 대리주차 서비스를 이용해야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그냥 주차비 대신 대리주차 요금을 내는 거라고 치면 되지만 서비스업체가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강남구에 있는 식당을 방문할 때도 매번 대리주차를 맡기게 되는데, 대리주차 기사들이 도로를 사유지처럼 점령하고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마저 버젓이 막아놓은 것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말했다.

대리주차 서비스가 성업 중인 서울 강남구 주민 10명 중 9명꼴로 대리주차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대리주차로 인한 폐해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하고 관리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14일 강남구에 따르면 최근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347명 중 88%인 307명이 대리주차업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가 필요한 이유(복수응답)는 ‘불법 주정차로 인한 주변 교통소통 불편’이 62%(214명)로 가장 많았고, ‘원하지 않는 서비스 강요’와 ‘대리주차요금 부당 요구’, ‘차량 손괴가 있을 경우 배상 문제’ 등이 꼽혔다.

대리주차업은 도로가 붐비고 주차공간이 협소한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업체가 ‘기업형’으로 진화하면서 대리주차가 손님에게 편리한 주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새로운 형태의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대부분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아 세금도 내지 않는다. 강남구 조사결과 구 내에서 대리주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290여개 업소 중 무료로 제공하는 곳은 100여곳뿐이고 나머지는 최소 1000원에서 5000원 이상까지 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차량 도난이나 사고 등의 문제가 생길 경우 보상받을 길이 막막하다. 또한 대리주차 기사들이 주차가 허용되지 않는 도로와 인도까지 점령하면서 보행자 이동과 교통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구는 대리주차업을 신고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국토교통부에 입법 건의한 상태다. 대리주차업을 하기 위해서는 합법적 주차장 마련과 손해보험 가입 등을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대리주차업을 합법화하면 안 된다는 반대도 있지만 음성적인 형태로 방치할 수 없다는 요구가 거세다”며 “대리주차로 인해 피해를 본 이용자와 주민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지만 법률은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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