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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가장 비겁한 선장과 명예로운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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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18 10:50:38 수정 : 2014-04-18 10: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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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은 안전한 항해를 책임지는 최고 책임자다. 승객과 화물, 선체와 운명을 같이 해야 하는 것이 선장의 직업윤리이자 의무다.

세월호 이준석(69) 선장은 선박좌초 신고가 접수된 지 40여분 만에 밖으로 나와 오전 9시50분 가장 먼저 해경 경비정에 올랐다. 이씨는 기관실에 있던 승무원들에게만 탈출 지시를 내렸고, 선내에는 10시15분까지 '객실이 더 안전하니 제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나갔다.

이날 세월호에는 이 선장과 1등 항해사 2명, 2등 항해사 1명, 3등 항해사 1명, 갑판장, 조타수 3명, 기관장 1명 등 30여명의 선원과 직원이 타고 있었다. 승무원 박지영(여·22)씨와 선원 양대홍(45)씨를 제외하곤 대부분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20여년 전 서해훼리호 백운두 선장은 달랐다. 1993년 10월 전북 부안군 위도 해상에서 침몰된 서해훼리호 사고 당시 백씨는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구조하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외국에서는 유사시 배에서 끝까지 승객의 안전과 구조를 책임지는 게 선장의 명예라고 평가받는다. 1912년 4월 1513명이 숨진 타이타닉호 참사 당시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은 "영국인답게 행동하라(Be British)"는 말을 남기고 배와 운명을 함께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 탈출을 지휘했다.

세월호 참사와 유사한 이탈리아 유람선 코스타콩코르디아호 침몰 사건에서는 검찰이 2697년형을 구형했다. 2012년 1월 승객 4229명을 태우고 가던 코스타콩코르디아호는 암초에 부딪쳐 승객 32명이 사망했다.

당시 프란체스코 셰티노 선장은 사고가 나자마자 배에서 가장 먼저 탈출해 도망쳤다. 홀로 살겠다고 승객을 버린 셰티노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비겁한 선장'으로 불리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후 담당 검사는 셰티노 선장에게 "대량 학살죄 15년, 배를 좌초시킨 죄 10년, 승객을 버린 직무유기죄로 승객 1명당 8년씩 모두 2697년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혔다.

선원법 제10조는 "선장은 화물을 싣거나 여객이 타기 시작할 때부터 다 내릴 때까지 선박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장이 인명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경우 최고 징역 5년형에 처해진다.

해경은 이르면 오늘 이준석 선장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뉴스팀 news @segye.com
사진=JTBC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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