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사무장 등 사무직 중에는 구조된 사람이 한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의 운항과 안전, 그리고 최후까지 지켜야할 선박직 선원들이 수많은 학생들과 승객들을 뒤로 한 채 익숙한 선내 구조와 자기들만의 긴급 통신을 통해 먼저 탈출했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어 공분을 사고 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 등 선박직 15명 전원이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선장 이씨 외에 구조된 선박직은 1·2·3등 항해사 4명, 조타수 3명, 기관장·기관사 3명, 조기장·조기수 4명이다.
선사의 위기대응 매뉴얼을 보면 선장은 선내에서 총지휘를 맡고 1항사는 현장지휘, 2항사는 응급처치와 구명정 작동, 3항사는 선장을 보좌해 기록·통신 업무를 담당해야 했지만 없는 것보다 못했다.
반면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의 탈출을 돕다가 유명을 달리했거나 실종된 승무원은 주로 승객 서비스를 총괄하는 사무장·사무원들이었다.
사무원 박지영(22·여)씨는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양보하고 승객의 대피를 돕다가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무장 양대홍(45)씨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는 "수협 통장에 돈이 좀 있으니 큰아들 학비 내"라며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한다"며 서둘러 통화를 마친 후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따르면 세월호 승선 승무원은 모두 29명이다.
19일 오전 8시30분 현재 승무원 중 사망 3명, 실종 6명, 생존 20명으로 전체 승무원의 69%가 생존했다.
이에 비해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중 75명(23%)만 구조됐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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