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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뜯고 들어갔지만 수색 ‘허탕’… 꼭꼭 숨은 유씨 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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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5-13 19:55:37 수정 : 2014-05-14 00: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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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균씨 신병확보 못해 수사 난항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의 행적이 오리무중이다. 검찰은 13일 대균씨가 머물고 있을 곳으로 추정되었던 서울 염곡동 자택에 강제진입했지만 신병 확보에 실패했다.

차남 혁기(43)와 장녀 섬나(48)씨 등도 해외 체류를 명분으로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유 회장 일가는 사실상 검찰 수사 범위 밖으로 모두 달아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어 이들의 신병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빈손으로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검찰 수사관들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염곡동 ‘세모타운’에 강제진입해 내부 수색을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남정탁 기자
◆대균씨 긴급도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6시15분쯤 경찰과 함께 서울 서초구 염곡동 대균씨 자택 대문을 강제로 열었다. 검찰은 1시간가량 내부 수색을 벌였지만 대균씨는 자택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9시10분쯤부터 검사와 수사관 등 4명은 경찰관 5명과 함께 대균씨 자택을 방문했다.

그러나 인기척이 없고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지 못하다가 9시간여 만에 대문을 뜯고 들어갔다. 검찰은 자택뿐 아니라 대균씨가 있을 만한 장소 여러 곳에 수사팀을 보냈지만 대균씨를 체포하지 못했다.

대균씨가 숨을 만한 곳은 국내 산재해 있다. 굴업도와 제주도의 목장, 경북 청송 일대의 토지 등 유 회장 일가가 개발하려 했던 곳에 숨었을 수도 있다. 이들 토지는 수백만평에 달한다.

구원파 계통 신자들이 도피처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1만여명에 달하는 구원파 신자들 집에 몸을 맡기면 검찰이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수사기관이 신자들 집을 일일이 수색하기란 불가능하다. 신자들은 입이 무거워 특별한 일이 아니면 은신처를 검찰에 알려주는 것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대균씨가 구원파 거점이자 연수시설인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에 몸을 맡기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금수원은 유 회장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진 장소이기도 하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유 회장 일가가 국민과 법을 우롱하는 정도가 심하다”며 “어디에 숨어있든 끝까지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종교탄압 여론몰이하는 신도들

이날 금수원에는 구원파 신도들이 집결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구원파 신도들은 ‘긴급상황 안성교회로 모여주세요’라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른 오전부터 금수원으로 모여들었다. 금수원 관계자는 신도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한 뒤 정문을 열어줬다. 무전기를 든 경비원 3∼4명이 금수원 입구 안과 밖을 수시로 돌며 상황을 점검했다.

신도들은 금수원 앞에 “대한민국 헌법 20조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쓰인 검은색 현수막을 내걸었다. 또 정문 양 옆에 화물차 등 차량 40여대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외부인의 접근을 통제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승합차 한 대가 금수원 입구에 멈추자 검찰이 온 것이 아니냐며 주변이 술렁이기도 했다. 해당 차량은 검찰이 아닌 안성시청에서 보낸 것으로 이들은 금수원에 대해 농정·산림·건축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금수원을 찾았다. 하지만 신도들의 철벽 방어에 차를 돌렸다.

이후 신도들은 더욱 경계 수위를 올렸다. 금수원 입구 철문 안쪽에 모여들어 “종교 탄압하는 검찰은 각성하라”, “이곳은 교회다. 물러가라”,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자” 등의 구호를 외치고 결의를 다졌다.

신도 A씨는 “이곳은 말 그대로 종교시설이며 유 회장과는 관계가 없다”며 “성경공부를 하고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신앙생활을 실천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기 전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했던 곳”이라며 “그런데 언론이 마치 사이비종교 집단이 단체생활하는 곳으로 왜곡 보도해 어쩔 수 없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준·김준영 기자, 안성=권이선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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