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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는 조선시대 지식인이 추구한 세계관이자 지성사”

입력 : 2014-06-03 21:27:03 수정 : 2014-06-03 21: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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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배우성 교수 신간 ‘조선과 중화’ 신채호는 조선의 ‘중화주의’(中華主義: 중국을 세계문명의 중심으로 이해하며 쓴 말)를 노예적인 사상으로 비판하며 20세기 초 민족주의 사학의 지평을 열었다. 그가 조선 후기의 인물인 이종휘를 단군과 고대사를 자주적으로 이해하려 했다고 높이 평가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비롯됐다.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배우성 교수의 판단은 다르다. 배 교수가 보기에 이종휘는 중화주의의 보편성이라는 범위 안에서 단군을 다뤘다. 이종휘의 요동회복론은 오랑캐의 침략 위기로부터 중화문화의 계승자인 조선을 지키고 중화를 보존하기 위함이었다.

배 교수가 최근 펴낸 ‘조선과 중화’(돌베개)에서 중화를 다루는 방식은 ‘자주’와 ‘사대’라는 기존의 이분법을 넘어선다. 중화에 사대의 이미지를 덧칠하려 했던 식민사관, 반대로 중화에서 자주의 의미를 읽어내려 노력한 민족사관 모두를 극복하려 한 것이다. 이종휘에 대한 신채호의 평가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시각을 전제했기 때문이다.

배 교수가 주목한 중화의 의미는 조선의 지식인들이 추구한 세계관이자 조선 시대를 관통하는 지성사이다. 이를 다양한 역사적 변수와 맥락 속에서 중화가 그린 궤적을 따가보기를 제안한다. 그는 “중화를 본질주의적인 방식으로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글 전체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며 “중화세계관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라 그것이 그려낸 궤적을 드러내려 했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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