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씨 승용차 보고도 그냥 철수해 검찰이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이 머물던 전남 순천 별장 압수수색을 할 당시 운전기사 양회정(55·수배)씨를 ‘코앞에 두고’서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검찰이 유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와 ‘호위무사’ 박수경씨에게 숙소를 빌려준 조력자를 조사하고도 은신처를 알아내지 못하고 경찰이 재조사한 끝에 검거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 수사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5월25일 전남 순천 송치재휴게소와 별장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양씨 검거에 실패했다. 당시 검찰은 오전 1시쯤 순천 송치재휴게소 식당에서 구원파 신도 변모(61)씨 부부를 체포했고, 오전 3시쯤 양씨가 머물고 있던 인근 구원파 시설 야망연수원을 압수수색했다. 그때 연수원 주차장에는 양씨가 운전하던 흰색 EF쏘나타가 주차돼 있었지만 검찰은 문이 잠겨 있고 불도 모두 꺼져 있자 아무도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철수했다.
이후 양씨는 부랴부랴 차를 몰고 전주로 이동했고, 이 모습은 인근 폐쇄회로(CC) TV에 포착됐다. 이런 사실은 양씨가 전주에 사는 처제 등에게 도피 상황을 털어놓으면서 알려지게 됐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당시 양씨의 혐의는 포착되지 않은 상태였고, 그곳에 있던 EF소나타 차량도 수배 차량이 아니었다”며 “다음 날인 26일에서야 사실 관계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검찰의 부실 수색과 수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검찰은 대균씨에게 숙소를 빌려준 혐의로 하모(35·여·체포)씨의 오빠이자 유 회장 일가의 조력자인 하모(38)씨를 소환 조사했다. 하지만 대균씨의 은신처를 알아내는 데 실패했다.
검찰 조사 이후 경찰은 지난달 중순부터 수차례에 걸쳐 하씨 자매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동생 하씨의 주소지와 휴대폰 통지서 발송지가 각각 안성과 용인으로 다른 점을 확인한 뒤 탐문 수사 끝에 대균씨와 박씨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검찰은 잇단 실수로 유 회장을 비롯한 용의자들을 눈앞에 두고도 놓친 꼴이 됐다.
이웅혁 건국대 교수(경찰학)는 “손을 맞잡아 수사에 총력을 펼치겠다던 검찰과 경찰이 애초부터 전담수사팀을 따로 꾸리고 피의자를 검거하는 데에만 매달린 게 문제”라며 “합동공조 수사 시스템을 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영탁·조성호 기자 oyt@segye.com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지난 5월 25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 전 회장이 밀항이나 정치적 망명을 시도하거나 정관계 로비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 내에는 지하터널이나 지하벙커가 없음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되어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청해진해운 회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유 전 회장이 세월호 내부 증개축을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의 세모그룹은 1997년 부도 당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정 관리를 받았으며, 김혜경 씨 등 특정 개인이 유 전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한 사실이 없으며, 경기도 안성, 경북청송 제주도, 경북 봉화, 울릉도 등의 영농조합들은 유 전 회장 소유가 아닌 해당 조합원들의 소유이며, 유 전 회장은 ‘김혜경이 배신하면 구원파는 모두 망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국과수를 통해 유 전 회장의 사망 시점이 확인됨에 따라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왔거나 ‘김엄마’와 ‘신엄마’가 도피 총괄 지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와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