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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앞서 자신부터 돌아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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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9-26 20:59:00 수정 : 2014-09-26 23: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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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야심을 드러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어제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69차 유엔총회 회원국 대표연설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이 지금까지 유엔을 위해 기울인 노력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상임이사국이 되면 거기에 부합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유엔 창설 70년이 되는 내년에 전환점이 만들어져야 한다”고도 했다. 내년을 목표로 총력 체제에 들어갈 뜻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은 일본의 숙원이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점만 놓고 보면 충분히 욕심을 부릴 만하다. 그런 일본은 그동안 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특히 아베 총리 집권 후 아프리카 등지에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을 강화하며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돌아봐야 할 문제가 있다. 일본이 과연 자격을 갖추었는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유엔은 2차대전 이후 국제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전후 체제의 중심을 이루는 국제기구다. 일본이 걷고 있는 길이 그에 걸맞은가. 독일과 비교해서도 한참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일본은 나치를 불법화하고 지금도 전범을 추적해 기소하는 독일과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통해 A급 전범을 우상화한다. 일본군이 점령국 여성을 성노예로 강제동원한 명백한 역사적 사실마저 부인한다.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일본 내 극우정치를 제쳐두고라도 이런 ‘아집의 역사 인식’으로 국제평화를 이끌어갈 상임이사국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일본이 정녕 상임이사국이 되기를 원한다면 먼저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거울에 비춰 봐야 한다. 아베 총리는 유엔 연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열 것을 희망했다. 어제 뉴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정상회담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여건 마련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본에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 말이다. 중국은 일본에 대해 “상임이사국 진출은 헛된 꿈일 뿐”이라며 노골적인 비판을 한다.

주변국의 마음조차 얻지 못하는 일본이 국제사회의 리더가 되겠다는 것은 연목구어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고자 한다면 침략 피해를 본 이웃 나라를 어떻게 배려할지, 무슨 행동을 해야 할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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