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이 취미인 모태솔로 김모(29·여)씨는 산을 찾을 때마다 꼭 초콜릿을 챙긴다. 휴대가 편해 힘 들거나 허기질 때 제격이기 때문이다.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해 김씨는 평소에도 초콜릿을 즐겨 먹는 편이다. 그는 "초콜릿을 먹을 때 기분 전환이 돼 좋다"며 "건강 챙기는 데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 애용한다"고 말했다.
디저트 음식의 대명사인 초콜릿. 달콤한 맛은 기본이고, 코코아 함량이 높은 다크초콜릿이 건강이나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초콜릿 판매금액은 7460억원으로 2012년(6930억원)보다 10.26% 늘었다. 특히 2011년 6460억원에서 지난해 1000억원 가량 느는 등 2년 연속 증가세다. 웰빙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자 판매가 줄고 있는 상황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처럼 초콜릿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건강을 챙기는 문화가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과자류에 반해 초콜릿이 성인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공개되면서 소비자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콜릿이 웰빙 기호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보유 성분"이라며 "초콜릿 성분 가운데 폴리페놀은 포도주나 녹차보다 함량이 높고 생리적 기능성도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폴리페놀은 항산화 작용과 항암, 노화방지, 충치억제, 동맥경화 예방 등에 효과가 뛰어나 차세대 기능성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며 "카카오 폴리페놀은 제4의 비타민이라고 불릴 정도로 효능이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초콜릿 선물이 반갑지 않은 이들이 있다. ▲당뇨와 고지혈증인 부모님 ▲불면에 시달리는 남편 ▲다이어트 중인 자녀에게 초콜릿은 건강을 악화시키는 최악의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건강 전문가는 "초콜릿에는 지방과 당 성분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당뇨환자나 고지혈증 환자가 과다 섭취하게 될 경우 혈당이나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초콜릿에는 카페인이 다량 함유돼 있는 만큼 수면장애 환자나 숙면을 취해야 할 수험생에게는 가급적 선물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켜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평소 부정맥이 있는 사람은 과도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
그렇다고 남들이 다하는 초콜릿 선물을 하지 않기가 못내 아쉽다면 요령 있게 하면 된다. 남자친구나 자녀가 다이어트 중이라면 카카오 함량이 높고 당분과 지방 함량이 적은 다크초콜릿을 선물하는 것이 좋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루에 30~50g 정도의 다크초콜릿을 세 조각으로 나눠 매끼 식사 20분 전에 한 조각씩 먹으면 포만감이 느껴져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줄게 되고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초콜릿을 선물할 대상이 수면장애나 두통에 시달린다면 코코아 버터를 사용해 카페인 함량이 적은 화이트 초콜릿을 고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는 아몬드를 초콜릿과 함께 선물하는 것도 고려해봄 직하다. 아몬드는 초콜릿과 함께 먹으면 초콜릿에 들어 있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지방을 태우는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초콜릿 가격이 들썩거릴 조짐이다. 국내 초콜릿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는 이탈리아산 '페레로로쉐'가 3년만에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국산 제과업체들의 초콜릿 가격 인상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간판 제품인 페레로로쉐 3입 제품은 종전 1700원에서 1800원으로 오르며, 최대 용량인 24입 제품은 종전 1만90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500원 인상된다. 페레로로쉐의 또 다른 인기제품인 킨더초콜릿도 평균 3.4% 정도 가격이 오른다.
페레로로쉐의 이번 가격인상은 코코아 원두와 헤이즐넛 등 원재료 가격이 올 들어서만 25∼60%까지 오른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코아 원두 국제 시세는 최근 1년새 톤당 2464달러에서 3393달러로 40% 정도 올랐다. 헤이즐넛도 전 세계 생산량의 70%가 집중돼 있는 터키의 서리 피해로 생산량이 급감하며 최근 10년간 최고가로 뛰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