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 지음/웅진서가/1만4800원 |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글로벌 헬스 옵저버토리 조사를 통해 발표한 ‘범죄 유형별 국가 순위’에서 한국은 사기범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극성을 부리는 보이스 피싱 등 각종 사기 사건이 끊이지 않는 우리 주변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조사결과다.
한국에서 유독 사기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며 그 이유로 의리문화, 대박심리, 결과주의 등을 꼽은 신간 ‘잘 속는 사람의 심리 코드’는 일반적인 사기꾼의 수법을 분석하고 속임수를 간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20년 동안 검찰 수사관으로 재직하며 미국 뉴욕주립대와 연방수사국(FBI) 아카데미에서 범죄를 연구한 저자에 따르면 사기꾼이 이용하는 세 가지 심리 코드는 ‘욕망’ ‘신뢰’ ‘불안’이다.
사기꾼은 별 욕심 없는 사람도 대박을 꿈꾸게 하고(욕망), 생판 모르는 사람도 믿게끔 만들어 돈을 가로채고(신뢰), 불안한 마음을 자극해 사람을 조종한다(불안)는 것이다. 이 책은 3가지 심리 코드를 이용해 사기꾼들이 어떻게 사기를 치는지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책에 등장하는 사기 사건들은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은 꼭 당하고, 또 언론을 통해 수시로 접했던 내용들이다.
수많은 사건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저자는 속임수 간파 기술도 설명한다. 첫째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지 유심히 관찰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반복적인 ‘되묻기’를 통해 상대방이 일관성을 유지하고 구체성이 떨어지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자신 역시 그 일을 잘 아는 것처럼 암시를 주는 ‘넘겨짚기’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누군가가 좋은 제안을 하고 부추길 때 자신의 감정부터 읽으라. 그것이 속임수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한다.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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