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의 발표는 불과 1년 전과 비교하면 입장을 정반대로 바꾼 것이다. 본지는 지난해 ‘2013년 축산물 유통실태’ 보고서를 입수해 쇠고기는 유통비용 비중이 2012년보다 0.1%포인트, 돼지고기는 0.9%포인트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농식품부는 쇠고기는 유통비용이 2012년 549만8000원에서 2013년 487만1000원으로 62만7000원, 돼지고기는 29만3000원에서 28만원으로 1만3000원 하락했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냈다. 유통비용 비중은 커졌지만 실제 금액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올해는 어떨까.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유통비용은 492만8000원, 35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5만8000원, 7만1000원 올랐다. 소비자가격 역시 쇠고기는 1049만원에서 1151만원으로, 돼지고기는 61만8000원에서 76만2000원으로 상승했다. 정부는 이 내용을 보도자료 맨 마지막 페이지에 작게 참고 표에서만 다뤘다. 유통비용 비중이 커지면 금액이 떨어졌다는 것만 강조하고, 비중이 작아지면 금액이 오른 건 감추는 식이다. 미흡한 부분을 감추는 정책 홍보로는 국민 신뢰만 잃을 따름이다.
이귀전 경제부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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