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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슬픈 가족사'로 사람 잘 못 믿어… 측근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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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07 19:02:22 수정 : 2014-12-07 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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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서거 이후 많은 배신 경험탓
주변 사람에 좀처럼 마음 안 열어
박근혜 대통령 삶의 궤적이 권력운용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수 많은 인간적인 배신을 당한 경험으로 박 대통령이 주변 사람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의 ‘배신 트라우마’는 폭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며 어렵고 외로울 때 가까이 했던 사람을 경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은 7일 통화에서 “과거 박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은 은둔의 삶이었고 1979년 청와대를 나온 후 1998년 정계에 입문할 때까지는 칩거와 다름없었다”며 “이런 것이 몸에 배어 비밀스럽고 폐쇄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최 소장은 최근 청와대 3인방 등 비선라인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닫힌 리더십’에는 민심 전달 등 직언을 하는 ‘열린 비선라인’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비선라인의 인사 개입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고 우려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박 대통령은 자신의 과거사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부친의 통치 스타일을 반면교사로 삼는 것 같다”며 “청와대 3인방이 힘있는 2인자가 아니기 때문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믿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박 전 대통령 서거 후 주변 사람을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생겼을 것”이라며 “측근그룹을 공적 라인보다 비선라인에 두고 의존하는 권력운용 방식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주 성균관대 교수는 “배신을 많이 당해 상대를 좀처럼 신뢰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로 인해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소통이 안 되고 있다”며 “자연히 어느 한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걱정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배신 트라우마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을 배제하는 측면이 강해 한 쪽으로만 달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만기친람보다 장관의 역할이 활성화하는 ‘위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범진 전 의원은 “고독한 생활을 오래하면서 인간관계가 폭넓지 않았을 것”이라며 “힘들 때 의지했던 사람을 멀리 할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국민은 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국회 국방위에서 함께 의정활동을 한 유재건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은 젊은 나이에 부모를 잃는 등 개인 가족사가 슬프다”며 “전직 장관이 자신이 모신 최고 지도자에게 대드는 싸가지 없는 일이 벌어지는 등 정권 말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주변의 몇 사람에 의지하는 정치에서 벗어나 많은 사람과 소통할 것을 주문했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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