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보도로 삭제 부분 추가 공개
사표 당시 경질설 등 뒷말 무성
본지가 지난달 28일 보도한 문건에 이 전 수석과 관련한 부분은 정씨가 이 전 수석에 대해 ‘근본도 없다’고 표현하며 퇴출 준비를 ‘지시’했다(사진 참조)는 내용이다. 동아일보가 이미 보도한 사안이어서 이를 추가 공개한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 전 수석은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당 수석부대변인으로 발탁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박 대통령 정치입문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정씨와 소위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에게 이 전 수석은 ‘적통’이 아닌 셈이다. 이 전 수석을 비하한 표현은 정씨와 3인방을 제외한 세력에 대한 강한 견제 심리가 깔려 있어 보인다. 이 최고위원은 문건 내용에 대해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이 아니면 듣지 않겠다는 말 이외에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이 전 홍보수석은 6·4 지방선거 직후인 5일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이 전 홍보수석이 청와대를 나오는 과정에 ‘문고리 3인방’의 역할이 있었는지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당시 이 전 수석의 사표 제출을 둘러싸고 여권에서는 경질설이 제기됐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수석의 사표와 관련해 “(지난해 말부터) 청와대 대변인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제안을 받았던 다수의 후보자들이 ‘이정현 수석과 함께 일하지 못하겠다’며 대변인 자리를 거부했고, 이에 박 대통령이 이런 문제 제기를 알게 됐다는 소문이 당시 파다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올해 1월 초부터 청와대에서 (이 수석 경질을 위한) 내부적 수순을 밟았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문건’과 관련한 수사를 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검찰 깃발이 7일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여당 일각에서는 당시 7·30 재보선을 위한 차출설이 나왔으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전 수석이 정국 돌파를 위해 차출을 당했다면 당연히 서울 동작을 지역구를 받아야 했으나, 이 전 수석은 여당 지도부의 반대에 부딪혀 한참 뒤 여당의 불모지이자 자신의 고향인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했다.
남상훈·조성호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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