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중인 북한군 병사들(자료사진) |
북한군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보병부대의 전투장구류 경량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북한군 병사들의 체력으로는 기존 전투장구류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양강도의 한 군 소식통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인민군 후방일꾼대회에서 군인들의 전투장구류를 경량화 할 것에 대한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다”며 “인민무력부에서 일부 군부대들을 상대로 전투장구류 경량화를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무력부는 7군단 경보병 부대와 평양방어사령부 보병부대들을 순천지역에 투입해 경량화 된 전투장구류를 가지고 야외에서 숙식하며 전투에 돌입하는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인민군 후방총국은 시험 평가 결과를 반영해 4월초부터 모든 보병부대들의 전투장구류를 경량화할 계획”이라며 “기존의 전투장구류는 무기와 방독면, 물통을 제외하고도 배낭 무게만 25kg이었다”고 설명했다.
함경북도의 한 군 소식통도 “전투장구류 경량화에 대한 김정은의 의도는 기존의 25kg짜리 배낭을 방독면과 물통을 모두 합친 상태에서 18kg까지 줄이라는 것”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전투장구류는 1980년대 초에 지정된 품목들”이라며 “군 지휘관들은 영양실조로 병사들의 체질이 많이 약해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고 말했다.
전투장구류 경량화에 따라 북한은 군인들의 식량을 1주일분에서 3일분으로 줄이고 구급약도 간단한 소독제와 붕대, 감기, 설사약만 지참하도록 했다. 다만 밥통과 물병, 실과 방독면, 고체연료, 보병삽은 기존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담요와 개인천막은 방수용 위장 비옷으로 대체하고 체온조절을 위해 두터운 내의류를 추가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군인들의 배낭의 무게를 지금보다 7.5kg 정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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