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가 부족하던 시절, 명절은 고기와 쌀밥을 양껏 먹을 수 있는 기회였다. 각 지역, 집안마다 다르지만 명절음식은 대부분 기름진 요리 위주. 그러나 차례음식의 트렌드는 ‘양보다 질’로 바뀐 지 오래다. 식품바이오벤처 ㈜아이엔비의 황남준 이사는 “차례상에도 ‘웰빙’, ‘로하스’ 바람이 불며 음식 장만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건강한 명절 밥상을 위한 몇 가지 팁을 소개했다.
◆ 쌀눈 솔솔~ 뿌리면 맛도 건강도 '쏠쏠'
자꾸만 손이 가는 잡채. 맛은 있지만 체지방 축적의 주범이다. 주 재료인 당면이 고혈당 식품에 속하기 때문. 고혈당 식품은 체지방을 축적시키는 호르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이럴 땐 쌀눈이 혈당 해결사인데, 혈당조절기능이 있는 GABA 덕분이다. 농진청 연구결과에 따르면 쌀눈에 함유된 GABA는 인슐린 분비를 조절해 다이어트와 당뇨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잡채요리 완성 단계에 윤기를 더하기 위해 참기름을 두른다. 이때 참기름 대신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고 쌀눈을 솔솔 뿌려주면 끝이다.
◆ 노화방지의 마법, 메밀가루
오가며 한 두 개씩 집어먹는 전은 고칼로리 명절음식 1위. 그러나 메밀가루로 칼로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름에 전을 부칠 때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농촌진흥청의 2009년 메밀관련 기술개발 결과자료에 따르면, 메밀에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뛰어난 이뇨작용으로 과식으로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전을 부칠 때 밀가루와 메밀가루를 1:1의 비율로 섞어 사용한다. 이때 물의 양은 밀가루 반죽보다 20~30%정도 늘린다. 쫄깃한 맛의 전을 즐길 수 있다.
◆ 돼지고기도 날씬하게, 녹차가루
오랜만에 친지들이 모여 나누는 명절 밥상에 술 한잔이 빠질 수 없다. 기름진 차례음식을 안주로 삼으면 콜레스테롤 위험수치를 금새 넘긴다. 이럴 땐 녹차가루를 활용하면 좋다. 녹차가루로 돼지고기 잡냄새를 잡는 요리법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맛뿐 아니라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비법이다. 한 요리연구가는 “돼지고기의 기름은 녹차의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E의 흡수율을 높이는 역할까지 한다”며 “방법은 간단한데 녹찻잎을 먹여 기른 ‘녹돈’제품을 이용하거나, 요리에 찻잎이나 녹차가루를 첨가하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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