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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감시 드론·탐지 로봇…환경관리도 '스마트'

입력 : 2015-04-01 20:56:56 수정 : 2015-06-25 1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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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지구 지키는 창조의 길] ② 첨단기술로 더 나은 환경 꿈꾼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방식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카드를 대면 뚜껑이 열리고 쓰레기를 넣으면 무게가 얼마인지 내가 물어야 할 비용이 얼마인지 표시된다. 각 가정의 음식물쓰레기 정보는 중앙시스템으로 전송돼 국가통계로 관리된다.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공동수거함으로 간다. 우리집 카드를 대면 뚜껑이 열린다. 쓰레기를 넣으면 무게가 얼마인지 내가 물어야 할 비용이 얼마인지 표시가 된다. 우리집의 음식물 쓰레기 정보는 중앙시스템으로 전송된다. 각 가정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모든 정보는 국가 통계로 관리된다. 이 정보는 수집운반 주기를 정하거나 구획을 조정하고, 수수료 제도를 결정하는 데 활용된다.

공상과학 영화의 장면이 아니다. ‘전자태그(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를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방식으로 이미 일부 지자체가 도입해 운영 중이다.

전파를 이용해 먼 거리에서 정보를 인식하는 이 기술은 오는 7월부터 음식물 쓰레기 봉투의 사용이 제한되면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RFID는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술의 일종이다. 사물인터넷이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센서가 읽은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다.

낙동강 조류 측정에 이용되는 드론.
사물인터넷 기술의 핵심은 ‘센서’다. 열, 빛, 온도, 압력, 소리, 냄새, 맛 등을 인식하는 인간의 오감을 본떠 만든 센서는 양을 측정하거나 변화를 감지해 일정한 신호로 알려준다. 사물이 센서로 인식한 대량의 빅데이터도 환경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패턴을 찾아내면 보다 효율적인 환경 관리가 가능하다.

미국의 한 리서치센터는 센서로 강물의 온도와 탁도, 화학적 변화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유럽의 한 연구소는 음파 탐지 센서를 부착한 장비를 바다에 띄운 뒤 파고나 조류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를 통해 강이나 바다의 상태 변화도 기상을 예보하듯 미리 알 수 있다. 컴퓨터·정보기기 제조업체인 IBM은 최근 위성과 광학센서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오염지도를 만든 뒤 중국 베이징의 대기오염 정도를 72시간 전에 예측하겠다는 10년짜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지난달 21일 낙동강 보 가운데 최하류에 위치한 창녕함안보 인근에서 조사 중인 조류감시선 위에 드론이 떴다. 드론에는 1억2000만원짜리 초분광센서가 장착돼 조류의 농도를 원격으로 측정할 수 있다.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드론으로 낙석위험구간을 찰영한 모습. 지형적 이유로 사람이 가까이 가기 어려운 곳의 생태계를 관리하는 데 드론이 이용된다.
◆생태계 관리 첨병으로 활약하는 드론


지난달 21일 낙동강의 창년함안보(洑) 상공에 날개가 8개 달린 무인비행기 ‘드론(Drone)’이 떴다. 창년함안보는 지난해 심각한 녹조 발생으로 60일 동안 조류경보가 내려졌던 곳이다. 조류 분포를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드론에는 1억2000만원짜리 초분광센서가 장착됐다. 물의 반사 및 흡수율을 이용해 녹조류, 남조류, 규조류 등 조류의 농도를 원격으로 측정하는 센서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이혁 연구사는 “배를 타고 타니며 직접 물속에서 농도를 측정할 경우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어 드론을 도입했다”며 “이달 말부터는 하루 150㎞를 촬영할 수 있는 조류 감시용 항공기도 운항한다”고 말했다. 항공기에 장착되는 초분광센서는 무려 4억원에 달한다. 드론은 최근 멸종 위기종인 표범장지뱀과 여우의 서식지를 발견하는 과정에도 이용됐다. 지리산 심원마을 등 훼손지 복구 사업의 현황을 파악하거나 샛길 출입이나 불법 건축물 단속 등 국립공원 관리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드론이 생태계 관리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김주원씨는 “지리산, 소백산 등을 관리하는 공단에서 총 9대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드론을 통해 이전에는 접근이 어려웠던 협곡까지 촬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공단은 지난해 11월 소백산에서 사고를 당한 등산객을 수색하기 위해 드론을 띄웠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추적기(PTT)를 부착한 저어새. 이를 통해 철새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멸종 위기종을 보호하고 조류질병 연구를 한다.
◆2019년 세계 3대 환경위성국 도약


국립생물자원관은 2012년 탈진 상태로 발견된 흰꼬리수리에 인공위성을 이용한 PTT(인공위성추적기)를 달았다. 회복된 흰꼬리수리는 1810㎞를 날아 러시아로 간 뒤 봄부터 가을까지 지내고 겨울을 나기 위해 다시 우리나라로 왔다. 위치추적기 정보 덕분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흰꼬리수리의 이동경로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월에는 야행성이고 활동범위가 불규칙한 가창오리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신호 수신에 성공했다.

정부가 멸종위기종 보호 및 AI(조류인플루엔자) 등 조류질병 연구 차원에서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이다. 지난해 2월 현재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철새는 모두 18종 169개체다. 그중 위치 추적이 되는 철새는 8종 81개체다. 국립생물자원관의 김화정 연구사는 “예산부족으로 그간 많이 못 달았으나 지난해 AI 발병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부착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수관 갱생(클리닝 및 라이닝)로봇이 작업한 결과. 로봇은 거칠고 부식된 면에 초고압으로 물을 분사해 부식층을 제거한 뒤 관을 코팅한다.
상수관망 로봇 보급사업은 지난해 4월 시범사업을 끝냈다. 상수도관에 집어넣은 로봇은 흘러다니다가 누수음을 듣고 누수 지점을 찾아낸 뒤 초고압으로 물을 뿌려 부식층을 제거하고 수도관을 코팅하는 임무를 척척 수행한다. 한국환경공단의 김동찬 과장은 “상수도관은 땅속에 파묻혀 있어 사람이 들어가서 보기도 어렵고 일일이 땅을 파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로봇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환경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결정판은 환경위성이다. 우리나라는 1140억원을 들여 2019년에 정지궤도 환경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 위성은 지구 자전과 동일한 속도로 돌기 때문에 24시간 내내 한반도 주변 환경을 감시할 수 있다. 우주 3만6000㎞ 상공에서 지구 대기환경을 관측할 수 있는 성능을 지닌 초고해상도 분광센서가 핵심기술이다. 태양빛이 지구에 반사된 후 대기 중 오염물질을 통과하면서 흡수, 반사되는 비율로 오염물질의 농도와 종류를 측정한다.

소백산 비로봉 일원의 주목 군락지를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지형적 이유로 사람이 쉽게 가기 어려운 곳의 생태계를 관리하는 데 드론이 이용된다.
미국과 유럽도 2019년을 목표로 환경위성을 개발 중이다. 우리가 성공하면 세계 3대 정지궤도 환경위성 보유국이 된다. 국립환경과학원 문경정 연구사는 “외국 위성을 활용하면 2∼3일에 한 번 우리나라 정보를 얻지만 환경위성은 매시간 단위로 정보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발 대기오염의 영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기오염 물질의 국가 간 이동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대기질 예보의 정확도도 크게 높일 수 있다.

지난달 21일 낙동강 최하류에 위치한 창녕함안보의 모습. 지난해 여름 극심한 녹조로 60일간 조류경보가 내려졌던 곳이다. 이날 조류 측정을 위해 1억2000만원짜리 초분광센서가 장착된 드론이 함안보 위를 날았다.
◆환경 분야 첨단기술 도입의 그림자

최첨단 기술의 도입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수질측정 센서를 달고 4대강을 헤엄쳐다니면서 정보를 전송한다는 로봇물고기는 감사원 감사 결과 고철 덩어리로 판명됐다. 로봇물고기 개발에 57억원이 투입된 뒤였다. 사물과 사물, 사물과 인간이 소통하는 과정은 날로 진화하고 있지만 해킹 등에 대비한 보안 대책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빅데이터에 들어 있는 국가와 개인의 민감한 정보는 언제든지 노출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중원 서울시립대 교수(과학·자연철학)는 “첨단 기술을 도입할 때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비용 대비 실용성을 갖추고 있느냐는 문제인데 로봇물고기는 기능성이 없는데도 정치적 쇼를 한 것”이라며 “환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적의식이나 의도가 있어야 제대로 된 기술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세종=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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