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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형 vs 앱형… 모바일 카드 주도권 다툼

입력 : 2015-04-16 20:37:13 수정 : 2015-04-17 0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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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진영 ‘IC단말기’ 갈등 심화… 보급 차질 우려 직장인 한모(32)씨는 대형마트에서 계산할 때 지갑을 꺼내지 않는다. 대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해 모바일 신용카드 바코드를 띄운 뒤 계산원에게 넘겨준다. 계산원은 리더기로 바코드를 찍어 결제한다. 한씨는 “앱카드 결제를 한번 해봤는데 편한 것 같아서 종종 사용한다”며 “바코드 리더기가 있어야 결제할 수 있어서 앱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물 없는’ 모바일카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이르면 이달 안에 실물카드 없는 모바일카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 신한, 롯데, KB국민, 현대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모바일카드 상품을 준비 중이라 상반기 내에는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카드는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플라스틱 카드를 만든 사람만 발급받을 수 있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8일 모바일카드 단독 발급을 허용해 주면서 모바일카드 시장이 활짝 열리게 됐다.

2013년부터 모습을 드러낸 모바일카드는 크게 ‘유심(USIM)형’과 ‘앱(App)형’으로 나뉜다. 유심형은 카드 정보를 휴대전화 유심칩에 저장해 근거리 무선통신(NFC) 방식으로 결제한다. 쉽게 말해 휴대전화를 단말기에 ‘대면’ 된다. 하나·비씨(BC) 등 중소형 카드사가 주력으로 삼은 방식이며, 지난해 252만7000장이 발급됐다. 앱형은 카드 정보가 저장된 앱을 실행해 바코드를 띄운 뒤 바코드 리더기를 활용해 결제한다. 리더기로 바코드를 ‘찍으면’ 된다. 신한·삼성·현대·롯데 등 6개 대형 카드사가 주로 활용하고 있고, 지난해 1335만1000장이 발급됐다. 발급 숫자는 앱형이 유심형보다 5배 이상 많지만 오프라인 쓰임은 양 진영 모두 미미한 상황이다. 모바일카드를 받아줄 수 있는 단말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가맹점 전체 200만여곳 중 NFC 단말기나 바코드 리더기가 설치된 곳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유심 진영’과 ‘앱 진영’은 집적회로(IC) 카드 단말기 교체를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재 모바일카드 사용이 활성화될 경우 단말기가 얼마나 깔려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IC카드단말기 보급지원을 위해 1000억원을 모아뒀다.

유심 진영은 지원하는 김에 NFC 기능이 있는 단말기를 보급해 단말기를 확보하고자 한다. 유심 진영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NFC 방식이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NFC 단말기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그때 가서 또 돈을 써서 NFC 단말기를 보급하느니 지금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반면 앱 진영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NFC 기능이 있는 단말기는 1.5배 비싸기 때문에 이 기능을 넣으면 단말기를 지원할 수 있는 가맹점 숫자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지원 규모 축소를 말하지만 회사 규모에 따라 지원금을 더 많이 냈는데 유심 진영 좋은 일을 시킬 수 없다는 게 앱 진영의 속내다. 양 진영 모두 명분을 내세워 단말기 저변 확대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갈등이 심화하면서 오는 7월 전까지 IC 단말기 보급을 완료해야 하는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는 정리가 돼야 할 것 같다”며 “(현안이) 정리되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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