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를 이유로 20세기 최고의 ‘섹시심벌’ 메릴린 먼로(사진)를 살해했다는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고백이 나왔다고 미 월드뉴스데일리리포트가 최근 보도했다. 주인공은 바로 노먼 호지스(78). 병원에서 인공호흡기 등으로 연명하고 있는 호지스는 1962년 8월 상관 지미 헤이워스의 명령을 받고 잠들어 있는 먼로에게 다량의 넴부탈(수면제)을 주사해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과 더불어 피델 카스트로 당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도 내연 관계였던 먼로가 미국의 특급 기밀을 공산당 측에 누설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제거했다는 것이다.
1959년부터 1972년까지 정치 운동가, 언론인 등 총 37명을 암살했다는 호지스는 먼로가 자신의 타깃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상관은 먼로의 죽음을 자살 혹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것으로 보여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먼로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만 했다”며 “나는 조국을 위해 임무를 수행했고,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FBI는 병실에 있는 호지스에게 수갑을 채운 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먼로의 공식 사인은 자살이다. 그러나 당대 최고 스타였던 먼로가 하루아침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의료사고설과 암살설 등 온갖 소문이 나돌았다.
또 지난해에는 먼로가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의 사주로 살해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자 출신 작가 리처드 버스킨의 ‘메릴린 먼로 살해:사건 종결’이라는 책에 따르면 로버트 케네디는 먼로가 형뿐만 아니라 자신과도 불륜관계라는 사실과 집안의 비밀을 폭로할까 두려워 먼로의 정신과의사에게 살해를 청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지스의 이 같은 주장이 나오며서 CIA나 미 연방수사국(FBI)이 케네디 전 대통령 형제뿐만 아니라 마피아 보스들의 정부(情婦)였던 먼로를 살해했다는 암살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FBI가 공산주의와 먼로의 연계점 등을 찾아내기 위해 사찰한 사실이 2012년 밝혀진 바 있다. 1955년부터 1962년까지 먼로의 동향을 기록한 ‘먼로 파일’을 통해서다. 그러나 호지스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뚜렷한 증거는 아직 없다. 호지스의 상관은 물론 그와 함께 정보원으로 활동했던 팀원 3명 모두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래다. 암살이 비밀리에 이뤄진 탓에 남아있는 기록 또한 거의 없다. 일각에서는 보도의 신빙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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