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폐경을 맞으면 폐경 전에 비해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10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60세 이상 여성 노인은 절반 이상이 골다공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중부대학 간호학과 채현주 교수팀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가 수행한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원자료를 근거로 19세 이상 여성 3499명의 골다공증과 골감소증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여성의 생애주기별 골 건강 문제 및 골밀도 영향요인: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이용)는 ‘여성건강간호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폐경 전 여성도 3명 중 1명은 뼈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골감소증 33.5%, 골다공증 1.6%). 폐경을 맞은 여성은 73.3%(골감소증 57.3%, 골다공증 16.0%), 60세 이상 여성 노인은 96%(골다공증 57.2%, 골감소증 38.8%)가 뼈 건강에 이상을 보였다.
폐경 전 여성(1706명)은 대부분이 40대 이하였으며 50대 여성의 비율은 전체 폐경 전 여성의 4.7%(103명)에 불과했다. 폐경 여성(964명)의 주류는 50대 여성(584명, 61.5%)이었으나 30대(10명, 1%)ㆍ40대(93명, 13.5%)도 일부 포함됐다.
채 교수팀은 연구논문에서 “폐경 전 여성은 거주 지역ㆍ음주ㆍ흡연경험ㆍ체질량지수(BMI)에 따라 골(骨)밀도의 차이를 보였다”며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수도권 거주 여성이 비(非)수도권 거주 여성보다 골밀도가 낮았다”고 기술했다.
또 음주 횟수가 적을수록, 체질량지수가 낮을수록(마를수록) 골밀도가 낮게 나타났다. 또 흡연경험이 있는 여성의 골밀도 낮았다.
폐경을 맞은 여성의 골밀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연령ㆍ거주 지역ㆍ학력ㆍ결혼상태ㆍ직업ㆍ소득수준ㆍ체질량지수 였다. 폐경 여성은 연령이 높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체질량지수가 낮을수록 골밀도가 낮았다. 또 수도권 거주(비수도권 거주 대비)ㆍ미혼(기혼 대비)ㆍ소득 수준 1사분위와 3사분위 여성(소득 2사분위ㆍ4사분위 대비)의 골밀도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60세 이상 노인 여성의 골밀도는 연령ㆍ학력ㆍ결혼상태ㆍ음주ㆍ흡연경험ㆍ신체활동ㆍ체질량지수ㆍ여성호르몬제 복용 여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신체활동을 적게 하고 여성호르몬제(에스트로겐)를 복용 중인 여성 노인의 골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음주를 전혀 하지 않는 여성 노인의 골밀도가 낮은 것도 눈길을 끈다. 또 연령이 높고 학력이 낮으며 배우자의 사망 등으로 홀로 살고 담배를 피우는 여성 노인의 골밀도가 낮았다.
음주를 하지 않는 여성의 골밀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 채 교수팀은 연구논문에서 “와인 섭취 횟수가 많을수록 골밀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며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애주가보다 골 형성이 더 활발하다는 상반된 연구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뼈는 30세 중반까지 성장해 골밀도는 35세 전후에 정점을 찍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5세 이후부터는 해마다 약 1%의 뼈 소실이 일어난다.
채 교수팀은 연구논문에서 “여성은 폐경 뒤 골 소실이 (그 전의) 2배 이상으로 급증한다”며 “(젊을 때) 낮게 형성된 최대 골질량과 노화와 폐경으로 인한 빠른 골소실이 여성의 골감소증ㆍ골다공증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뼈가 약해지는 골감소증ㆍ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젊을 때 가능한 한 높은 최대 골질량을 형성시켜야 하며 나이 들어선 골소실을 최대한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최대 골질량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젊은 여성 대부분이 자신의 골밀도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 탓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카페인 음료ㆍ인스턴트식품 위주의 식생활을 하면 여성의 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는 것이 채 교수팀의 결론이자 경고다.
편 ‘조용한 도둑’이라고 불리는 골다공증은 외형적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골절상을 입을 때까지 본인도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골다공증은 아직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어 예방이 중요하다. 골감소증은 골다공증의 전(前) 단계다.
헬스팀 임한희 기자 newyork29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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