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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지저분한 냉장고 "식중독을 부탁해"

입력 : 2015-07-04 05:00:00 수정 : 2015-07-0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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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이면 인터넷상에서 ‘식중독 증상’, ‘식중독에 좋은 음식’ 등의 키워드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식중독에 대해 우려감을 갖고 있다는 것. 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만 해도 여름철 주부들의 가장 큰 고민인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식중독 예방 ‘3대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바야흐로 ‘식중독의 계절’ 여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당 식중독 환자 수는 2007년 201명에서 지난 2012년 119명으로 줄었고, 2013년에는 95명에 그쳐 역대 처음으로 100명 이하를 기록했다.

흔히 냉장실이나 냉동고에 음식을 보관하면 세균이 생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내버려두기 쉽다. 한 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아파트 10가구를 조사한 결과, 냉장고 채소 칸의 세균이 변기 속보다 최대 1만배나 많았다.

즉, 집안에서 구토·설사·발열·현기증·근육통 등을 유발하는 식중독균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는다고 해서 식중독균이 죽는 것은 아니고 증식과 성장만 억제된다”며 “냉장고가 오히려 식중독균을 키우는 곳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식중독은 사계절 발생할 수 있다. 겨울에는 낮은 온도에서 활발하게 증식하며 적은 양으로도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 바이러스가, 여름에는 식중독은 병원성 대장균이 주 원인균인 경우가 많다.

특히 그중에서도 여름 식중독의 위험을 강조하는 것은 조심해야 하는 기간이 5월부터 8월까지로 길기 때문만은 아니다. 문제는 여름 식중독의 원인균은 빠른 속도로 자라, 4시간이면 식중독 발생 수준까지 증식하게 된다는 점이다. 또 덥다 보니 가열하지 않은 음료를 많이 마시는 것도 식중독 발생 원인으로 작용한다.

여름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 원인균으로는 ▲오염된 김밥·튀김·닭고기·돼지고기 등에서 발생하는 살모넬라균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칼·도마·행주 등 주방 조리 기구를 통해 전염되는 장염 비브리오균 ▲비가 올 때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통해 감염되는 노로 바이러스 ▲감염된 쇠고기·햄버거·우유·퇴비로 기른 채소 등을 통해 전염되는 병원성 대장균 등이 있다.

이중에서 황색 포도상구균은 섭씨 100℃에서 30분간 끓여도 파괴되지 않고 장 독소를 만들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5~6월에는 살모넬라균을 ▲7~8월에는 장염 비브리오균 ▲병원성 대장균, 황색 포도상구균을 ▲장마철에는 노로 바이러스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세균 증식 온도가 5~60도인 점을 감안하면 냉장고 온도는 5도 이하가 바람직하다. 냉동 보관하려면 영하 18도 이하로 맞춰야 한다. 그렇다면 올바른 냉장고 활용법은 무엇일까.

냉장고 보관 기간은 식품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르다. 먹다 남은 밥, 과일 주스, 조리한 생선, 날생선, 다진 고기 등은 24시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개봉한 통조림, 조리된 육류, 수프, 훈제 연어, 삶은 달걀의 보관기간도 이틀을 넘기면 절대 안 된다. 우유는 4~5일 보관할 수 있다. 육류·유제품·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은 보관을 1~2일 정도만 해야 한다.

아울러 식품별 보관 요령도 중요하다. 육류·닭고기·생선은 상하기 쉬워 비닐봉지 등에 따로 담아 서로 닿지 않도록 해 냉장고의 가장 찬 곳에 보관하거나 육류저장실에 넣어야 한다. 달걀은 플라스틱 포장을 한 상태로 보관하면 된다. 버터·마가린 등은 식품 냄새를 잘 흡수하므로 잘 싸서 냉장실에 넣는다. 냉동실에 넣어두면 최장 60일간 보관할 수 있다.

빵은 냉장고·냉동실에 모두 보관할 수 있지만 냉장실에 넣어두면 부드러움이 없어지므로 질이 변하지 않는 냉동실에 넣어두면 된다. ▲김밥(상온 7시간·냉장 36시간) ▲두부(3일) ▲어묵(8일) 등은 보관기간이 짧다. 파인애플·바나나·토마토·가지·감자·식용유·통조림 등은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는 게 좋다. 샌드위치나 햄버거는 상온에서 10시간을 넘지 말아야 식중독을 막을 수 있다.

▲생닭(2일) ▲간 고기(구입당일 소비) ▲신선한 생선(1일) ▲장조림 형태의 고기(1일) ▲훈제생선(2일)은 되도록 빨리 먹도록 한다. 특히 먹다 남은 유아식은 곧바로 버려야 한다. 조리식품의 내부는 냉각속도가 느려 식중독균이 증식할 수 있다.

향신료와 밀가루도 냉장실에 보관해야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고춧가루는 잘 싸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채소도 냉장실에 보관하면 좋다. 물기가 마르는 것을 막으려면, 뚜껑이 있는 용기나 플라스틱 봉지에 넣어 채소실에 넣는다. 다만, 파·오이·시금치·피망 등은 물기를 없앤 뒤 보관한다.

식중독에 감염되면 빠르게는 30분 이내 혹은 수주가 지난 뒤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오염된 음식을 섭취한 지 12~72시간 후 오심·구토·설사·복통 등에 시달리게 된다. 보통 성인은 1~3일 이내 자연 치유가 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노약자·만성질환자는 식중독이 발생하면 탈수 증상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간혹 감염원에 따라서는 발열·한기·혈변·수분소실·신경계장애 등 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자연 치유가 가능한 성인이더라도 ▲24시간 이상 증상이 지속될 때 ▲발열과 함께 복통이 동반될 때 ▲집단 식중독이 의심될 때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한 보건 전문가는 “식중독으로 인해 탈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끓인 물이나 보리차를 마시거나 이온 음료나 당이 포함된 음료 등으로 수분을 보충해주면 대부분 회복이 된다”면서도 “다만 구토나 설사 증상이 보인다고 해서 함부로 지사제를 먹을 경우 오히려 균과 독소 배출 시간이 길어져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 받거나 정맥 주사를 통해 수분과 전해질 공급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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