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이 17일 오후 7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프로야구 KBO리그 올스타전은 18일 오후 7시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다. 프로야구는 17일부터 퓨처스리그(2군) 올스타를 시작해 이틀 연속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하루 차이로 양대 스포츠가 올스타전을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올해는 우연히 두 종목의 올스타전 일정이 비슷해지면서 금요일과 토요일 밤은 스포츠 열기로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를 예정이다.
한여름 밤의 축구 축제인 K리그 올스타전은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었다. 1999년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는 6만5872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2008년에는 도쿄에서, 2009년에는 인천에서 K리그 올스타와 일본 J리그 올스타가 2년에 걸쳐 승부를 벌였다. 지난해는 박지성의 은퇴 기념으로 ‘팀 박지성’과 ‘팀 K리그’가 그라운드를 누비며 흥행을 이었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
# ‘쇼’는 그만! ‘진검승부’예고한 K리그 올스타전
그동안 K리그 올스타전은 ‘쇼’에 가까웠다. 경기력보다는 이벤트 성향이 짙어 다득점과 세리머니에 집중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현직 A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격돌해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팀 슈틸리케’와 전직 A대표팀 감독이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1강’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의 ‘팀 최강희’가 맞대결을 펼친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젊은 선수들을 많이 데려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잠깐이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지휘봉을 잡아 훈련을 이끌고 경기를 지도하기 때문에 선수들로서는 이번 기회에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3일 추가 발탁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9명 중 이정협(상주 상무), 정승현(울산 현대), 이종호(전남), 정동호(울산 현대), 권창훈(수원 삼성), 조수철(인천), 황의조(성남FC) 등 7명이 동아시안컵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월드컵 2차 예선 명단에서 후보에만 이름을 올려 씁쓸해한 황의조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온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일찌감치 직접 뽑은 김신욱(울산 현대)과 비록 상대팀이지만 K리그 챌린지에서 16골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주민규(서울 이랜드)도 이번 기회를 살린다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 ‘사랑을 나누고 꿈을 드립니다’
KBO 올스타전은 지난해까지 웨스턴리그(서군)와 이스턴리그(동군)으로 불리던 팀명이 올해부터 나눔(넥센·LG·NC·KIA·한화)과 드림(삼성·SK·두산·롯데·케이티)으로 바뀌었다. ‘사랑을 나누고 꿈을 드립니다’라는 슬로건에 따라 이번 올스타전은 유니세프, 한국 해비타트와 연계해 사회공헌에 앞장선다. 특히 17일 ‘올스타 프라이데이’ 입장 수입 및 올스타 관련 상품 판매 금액 일부와 홈런 레이스 등 올스타전 프로그램을 통해 적립한 기금이 후원단체에 전달된다.
드림 올스타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선물하고 나눔 올스타는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집이 필요한 전남 장흥의 한 소녀를 위해 깨끗하고 아담한 집을 짓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K리그 올스타전을 앞두고 16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강희 감독(왼쪽)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서로 바라보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
# 이 장면 놓치면 후회한다
K리그 올스타전은 각 팀 수장들이 심판으로 나선다. 지난해 K리그 올스타전에선 각각 전반과 후반전 주심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최용수 FC서울 감독과 하석주 전 전남 감독은 흥행의 숨은 주역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과 김도훈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전·후반 주심으로 활약한다. 조성환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과 최문식 대전 시티즌 감독 그리고 남기일 광주FC 감독이 부심으로 깃발을 든다. 윤 감독과 김 감독이 내심 카드 남발을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4회(1998·2001·2003·2012)로 역대 최다 MVP를 수상한 이동국이 올해 또 한 번 ‘미스터 올스타’에 오를지도 관심이 쏠린다.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행사는 역시 야구의 꽃인 홈런 레이스다. 이번 홈런 레이스는 KBO 1군 올스타전 하루 전인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다. 드림 올스타 대표로 이승엽, 야마이코 나바로(이상 삼성), 김현수(두산), 황재균(롯데)이 나서며 나눔 올스타에서는 나성범, 이호준, 테임즈(이상 NC), 박용택(LG)이 출전해 치열한 대포 경쟁을 벌인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