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포격 확인하는 중 2차 도발 당해
軍, 뒤늦게 파악 후 북측 DMZ로 사격
원점 파악 못해 인적·물적 피해 못입혀 북한군이 20일 감행한 포격 도발 이후 우리 군이 ‘1시간11분’이나 지나 북측에 대응사격을 하며 ‘늑장조치’를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군은 이날 오후 3시53분부터 두 차례에 걸쳐 포격을 실시했는데 우리 군은 북한군의 1차 포격 이후 오후 5시4분쯤에야 155㎜ 포탄 수십발을 발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 군이 북한군의 도발에 대한 대응 방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10년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우리 군은 북한군이 다시 도발할 경우 현장에서 즉각 도발 원점을 타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 군은 대응 사격에 나서는 데 1시간 이상이나 걸려 북한군에 어떤 인적, 물적 피해도 입히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중한 대응’으로 볼 수도 있지만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1차 포격 직후 우리 군이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탐지 장비에 가끔 허상이 잡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적의 포격이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이 확인 작업을 하는 동안 북한군은 DMZ에서 2차 포격을 했고 우리 군은 상황 확인을 거쳐 DMZ 북측 지역으로 대응 사격을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2차 포격이 1차보다 훨씬 강도가 높다고 보고 그에 대한 대응을 위주로 했다”며 “이는 모두 현장 부대 지휘관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상급 부대 지시에 의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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