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셰필드시의 한 도서관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 작은 행사가 열린다. ‘도서관의 친구’라는 단체의 회원들이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음식을 제공하고, 주민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도서관의 이런 활동은 “각박한 도시에서 이웃들이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눔으로써 정을 쌓고, 친구를 만들어 해당 지역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까지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도서관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다. 2, 3일 이틀간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도서관 발전 대토론회-국가발전과 도서관의 역할’에서 논의된 주요한 주제 중 하나였다. 참석자들은 지역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도서관의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3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명지대 김영석 교수는 지역의 공공도서관이 ‘도시재생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주민들의 도서관 이용과정에서 경제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며 “도시의 특정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되는 경우 공공 도서관을 건립하면 사람들이 모여들어 지역이 활성화되고, 도서관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주변 소규모 가게들의 매출이 증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례로 1990년대 후반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정부가 도서관 건립을 도시재생정책의 중심에 놓고 정책을 추진한 것을 제시했다. 그는 “지역의 주민들이 상시적으로 서로 쉽게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가 도서관이다. 주민 모두에게 무료로 열려 있고, 집에서도 가까운 곳에 위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공간만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주민 간 소통을 이끌고, 경제적인 효과까지 유발하는 거점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의 서울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 교수는 “공립 작은도서관은 지역·공공 도서관의 분관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지자체의 지원역량을 초과해 난립하고 있는 사립 작은도서관의 선별적 지원과 특화된 자생 기반을 유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조례가 정한 기준과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도서관만을 선별하여 행정적, 재정적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공립 작은도서관과 구별되는 특화된 사립 작은도서관에 대해 집중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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