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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의 밀리터리S] 군복 벗은 최윤희… “당당히 검증대 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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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0-07 18:50:43 수정 : 2015-10-07 23: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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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간 군생활 마치고 전역…해군 첫 합참의장 발탁돼 주목…재임 후반 통영함 비리 터지고 헬기 도입 비리 연루설도 돌아
최윤희 합참의장이 군생활을 마감하고 7일 전역했다. 1973년 해군사관학교 입교 이후 42년 8개월 만이다.

그의 전역식은 합참의장 이·취임식과 함께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합참의 깃발은 이순진 신임 합참의장에게 넘겨졌다.

그는 이날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전역식에서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위협 속에 지난 2년을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침과대적(枕戈待敵·창을 베고 적을 기다린다는 뜻)의 심정으로 보냈다”고 회고했다. 그 결과 북한의 도발을 선제적으로 억제했으며, 지난 8월 지뢰 및 포격 도발 때는 이를 실제 행동으로 보여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새로운 안보 및 전장 환경 변화 속에서 스캐퍼로티 장군과 같은 지휘관과 근무하며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하게 된 것을 신의 축복이라 생각했다”며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 ‘작계 5015’ 수립 등 알려지지 않은 현안 해결에 고충이 많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최 의장은 “제 아내는 제가 군인으로서는 90점 이상이지만 남편, 가장으로서는 30점도 안 되는 형편없는 낙제점수였다고 한다”고 군 생활의 애환을 토로한 후 “바람이 있다면 전역 후에는 적어도 60점 이상은 받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생 2막의 바람도 내비쳤다. 동심협력(同心協力)을 거론하고는 “비록 몸은 군을 떠나지만 마음은 늘 대한민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며 이임사를 마무리했다.

합참의장 이취임식 열병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연병장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취임식에서 신임 이순진 합참의장(왼쪽)과 전임 최윤희 합참의장(오른쪽)이 열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3년 해군 출신으로 첫 합참의장에 발탁돼 화려하게 등장했던 그다. 당시 그의 합참의장 임명은 육군3사관학교 출신인 이 신임 합참의장 임명에 못지않은 파격이었다. 그가 합참의장 임기 2년을 채운 것도 1975∼1977년 제14대 합참의장을 지낸 노재현 예비역 육군 대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재임 초기는 육군의 견제 속에 합참의장직을 제대로 수행할지에 의문을 가지는 이들이 많았다. 배려와 포용으로 이를 헤쳐나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으로 한·미 간 이견이 불거졌을 때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신중함을 보였다. 북한의 도발 움직임에는 강단 있는 결정으로 후배들의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재임 후반기에 터진 통영함 납품비리는 그의 발목을 잡았다. 해군 출신 전·현직 간부들이 비리에 연루, 줄줄이 철창으로 향하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껴야 했다. 이런 와중에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이 조사 중인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에 그가 연루됐다는 얘기들이 흘러 나왔다. 늘 좌불안석이었다. 숱한 역경을 이겨냈지만 전역 이후의 삶에 먹구름이 낀 이유다.

그가 군복을 벗는 날도 검찰이 관련한 비리로 부인의 계좌를 추적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재임시절 기자와의 몇 차례 면담에서 그는 줄곧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제 민간인 신분에서 당당히 사정당국의 검증대를 넘어야 할 때다. 그래야만 42년간의 자랑스러운 군생활도 오점을 남기지 않을 것이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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