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를 앞두고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국제사회는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과한 교토의정서가 2020년 만료됨에 따라 이번 총회에서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 협약을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메탄 절감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우선 정책 과제로 내세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초 발표한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32%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을 약 8억7000만t 줄이겠다는 것인데, 이는 도로에서 차량 1억6600만대를 없애는 것과 맞먹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현재 전체 전력 발전에서 13%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8%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애초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통령에게 제안했던 천연가스 발전 비중 확대안은 막판에 빠졌는데 이는 메탄이 지구온난화에 끼치는 악영향이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온 데 따른 것이라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전했다. 타임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지난달 환경전문잡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2012년 기준으로 미국 전체 매립지에 쌓인 쓰레기 양이 기존 추산(1억2200만t)보다 2배가량 많은 2억6200만t이라고 발표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메탄은 국내에서도 CO2(88.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배출(4.8%)되는 온실가스다. 쓰레기 매립과 가축 사육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지구온난화지수(각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척도, CO2가 1)는 25이다. 이는 100년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기간을 20년으로 줄이면 메탄의 온난화지수는 72로 급상승한다.
마운트퍼드 소장은 “지구온난화의 요소 중 메탄은 우리가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CO2가 주로 화력발전 등 산업 공정 과정에서 배출돼 경제적 이해와 충돌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메탄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거나 매립지를 덮는 것만으로도 가시적인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 매카시 EPA 청장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 인체에 해롭고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메탄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와 자연자원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랩은 미국 쓰레기 매립지에서 배출된 메탄의 91%가 개방된 매립지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했다. 쓰레기더미에 포장을 씌우면 배출되는 메탄 양을 17%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듀크대의 드루 신델 교수(기후학)는 “버려지는 음식물을 퇴비로 쓰는 것만으로 상당량의 메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탄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음식물 쓰레기를 1%만 줄여도 연간 4000만달러(약 460억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본다. 환경적인 효과만 기대되는 게 아니다. 랩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 만성 기근에 허덕이는 전 세계 8억 인구의 주린 배를 채울 수 있고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금을 확대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일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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