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박병호는 집중 견제당해
클린업트리오 타율은 고작 1할 프로야구 넥센이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빈자리를 실감하고 있다.
넥센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1·2차전을 모두 내줬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마운드는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이 3.63이다. 문제는 물방망이. 정규리그 팀 타율 2위(0.298)라는 기록이 무색할 정도로 믿었던 타선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준플레이오프 두 경기 팀 타율이 0.188에 불과하다.
무엇보다도 5번 타자 유한준의 부진이 심각하다. 그는 안타 없이 볼넷으로만 한 차례 걸어나가 출루율이 0.125에 그쳤다. 5번 타자가 무기력하게 물러나니 두산 투수들은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를 상대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박병호와 무리하게 정면승부를 벌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좋은 공을 주지 않는 까다로운 승부를 펼치다가 볼넷으로 내보내도 부담이 덜하다.
넥센의 올해 포스트시즌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넥센의 5번 타자는 잘 나가던 강정호였다. 그는 LG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533(15타수 8안타)에 2홈런 5득점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5번 타순에서 강정호가 버티고 있으니까 LG 투수들은 4번 박병호를 거를 수 없었다. 박병호와 정면승부에 들어가면서 많은 반사이익을 얻었다. 2013년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0.200(20타수 4안타)에 그쳤던 박병호는 강정호와 시너지효과를 내며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333(15타수 5안타)을 기록했다.
김하성의 부진도 거포 유격수 강정호의 공백을 느끼게 한다. 정규리그에서 신인 유격수로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김하성은 포스트시즌에서는 딴판이다. 그는 1, 2차전에서 7타수 1안타에 그쳤다. 불안 요소였던 수비 실책은 없었지만 하위타선의 키플레이어로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은 각각 0.250과 0.143에 불과하다.
준플레이오프 원정 1, 2차전을 허무하게 내준 염경엽 넥센 감독은 “우리는 타격의 팀이다. 홈인 목동구장에서 침체된 타선이 살아나길 기대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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