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사, 광주월드컵점 불법 재임대 논란

2012년 기준 46억원 부당이득
貰 내고도 남아 공짜로 사용한셈
市, 실태 알고도 3년간 뒷짐만
전대 면적도 초과… 봐주기 의혹

광주 월드컵경기장의 일부 시설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입점업체에 재임대(전대) 방식을 통해 막대한 부당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광주시의회에서 제기됐다. 광주시는 3년 동안 롯데쇼핑의 무단 재임대 현황을 파악하고서도 퇴거명령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공유재산 관리에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13일 광주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07년부터 광주 서구 월드컵경기장 부지 내 5만7600여㎡를 20년간 사용하기로 하고, 연간 45억8000만원의 임차료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전체 면적 6만5000여㎡ 규모로 쇼핑몰을 지은 롯데쇼핑은 내부시설을 재임대해 엄청난 이익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쇼핑이 다른 업자에게 세를 내준 이른바 재임대 수익금만 2012년 기준 46억5000만원에 달했다. 사실상 다른 업자에게서 받은 임대료만으로 시 대부료를 내고도 남은 만큼 건물을 공짜로 사용하는 셈이다.

롯데쇼핑의 재임대 면적도 광주시의 승인보다 훨씬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계약을 통해 전체 임차면적 중 9289㎡를 업체에 재임대할 수 있도록 롯데쇼핑에 승인했다. 현행 공유재산법에는 사적이익 추구 방지를 위해 재임대를 엄격히 제한하는데, 시가 승인한 9289㎡은 전체 임대 면적의 14%에 해당된다.

시의회 김영남 의원(서구 3)은 “롯데쇼핑이 최근 3년간 허가된 전대면적을 초과해 얻은 이익이 최소 27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입찰 당시 롯데쇼핑은 재임대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각서에는 ‘시의 승인 없이 대부받은 재산을 전대하거나 양도하지 않겠다.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계약을 해지하고 시설을 즉시 인도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공유재산법에는 대부받은 건물이나 토지 등을 남에게 재임대할 수 없게 돼 있다.

롯데쇼핑의 이 같은 재임대 실태는 광주시가 2013년 7월 공유재산실태조사를 벌이면서 드러났다. 광주시는 이 사실을 확인한 후 재협상을 추진한다며 회계사와 변호사 등으로 전담팀(TF)까지 꾸렸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재협상 추진 의지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장현 광주시장은 “대부 문제에 대해 심도 깊게 판단해 시민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