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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미 빈부격차 겪은 중국인, 아이 둘씩 낳으려 할까?

입력 : 2015-10-31 14:00:00 수정 : 2015-10-31 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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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해 35년간 유지해온 '한 자녀 정책'을 전면 폐지했다. 그럼에도 기대만큼의 인구 증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은 경제가 어렵던 시절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한 방안이었다. 이제는 노동인구 감소,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연결돼 결국 미래 성장 동력을 갉아 먹을 것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이뤘지만, 이제는 노령화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중국 지도부가 35년간 유지된 한 자녀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전면적 두 자녀 정책'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지만, 인구 고령화를 상쇄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연구원들은 중국 당국의 정책 변화로 향후 5년간 중국에서 연 21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날 것으로 전망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메릴린치 연구원들은 "단기적으로 억압된 수요를 해소함으로써 일시적인 합계출산율(TFR)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인구 정책 변화가 중국의 장기 합계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공식적인 중국의 합계출산율이 1.5∼1.65 수준이지만,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연구원들은 "중국의 합계출산율이 점진적으로 1.4 부근으로 떨어졌다"며 "한국과 일본의 1.3보다는 높지만, 인도(2.5)와 베트남(1.7)보다는 낮다"고 설명했다.

원빈(溫彬) 중국 민성(民生)은행 수석연구원은 "정책완화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이뤄진 제한 완화를 근거로 볼 때 효과가 그저 그럴 것"이라며 "많은 부부가 둘째 아이를 가지도록 독려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월 현재 중국에서 두 자녀 보유가 허용된 부부 중 12%인 145만쌍만 둘째를 가지겠다고 신고했다.

부부들이 ▲높은 도시 주택가격 ▲제한적 의료 보장 ▲제한적 공립 교육 ▲공기 질 악화 ▲노인 부양 압력 등으로 대가족을 꺼리고 있다고 신문이 전했다.

컨설팅 기업 호리즌 인사이트의 왕페이 연구원은 "정책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데 20∼25년이 걸릴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경제에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대체로 두 자녀 허용 정책이 너무 늦었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누리꾼 A씨는 "30년 넘게 강력한 인구억제 정책을 썼으니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건 예견된 일"이라면서도 "이미 빈부격차를 겪은 중국인들이 아이를 둘씩 나으려고 하겠느냐. 인구는 결국 서서히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씨는 "두 자녀 정책을 펴도 취직하기 힘들고 자식 키우는 데 돈 많이 들고 먹고 살기 막막한 건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애 더 낳으라고 하기 전에 빈부격차부터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내 유아용품 관련 주식이 중국의 두 자녀 허용에 따른 시장 확대 기대감으로 30일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에 진출해 유아복을 유통 중인 제로투세븐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10.55% 오른 1만415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1만6600원에 거래되기도 있다.

제로투세븐은 유아복 '알로앤루'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2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알리바바 티몰을 통해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는 등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유아용품 시장 확대로 수혜를 볼 수 있는 다른 기업들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역시 ▲유아용품 브랜드를 갖고 있는 보령메디앙스(6.44%) ▲지난해 중국 의류업체 랑시그룹의 한국 자회사에 매각된 아가방컴퍼니(1.95%) ▲제로투세븐의 모회사인 매일유업(1.30%) 등도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삼익악기(1.25%) ▲남양유업(1.20%) ▲쌍방울(1.40%) 등 중국의 한 자녀 정책 폐기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 오름세를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가 27조원임을 감안하면, 중국에 매년 국내 유아용품 시장이 하나씩 더 생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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