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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관의 한 풀고… 차두리 ‘해피엔딩’

입력 : 2015-11-01 19:29:43 수정 : 2015-11-02 00: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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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천 잡고 FA컵 정상등극 차두리(35·FC서울)는 대학생이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했다. 4강 신화를 일궈낸 한 일원이었지만 월드컵 이후에도 늘 ‘차범근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대형 스타이던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았다. 2002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공격수와 수비수를 오가며 평탄하지 않은 길을 걸었다.

2013년 3월, 차두리는 10여 년의 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2002월드컵 대표팀에서 함께 방을 쓰던 최용수 서울 감독의 구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K리그 클래식 FC서울에 입단한 그는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까지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팀에서 알짜배기 역할을 맡았다.

차두리가 지난달 3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FA컵 결승전에서 인천을 3-1로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든 채 후배들의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은 여전히 허전했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우승한 경험은 있지만 고국인 한국에서는 한 번도 우승컵을 품에 안아 보지 못했기 때문. 지난 3월 태극마크는 내려놨지만 K리그 무대를 떠나지 않은 이유는 한국에서 우승 타이틀을 한 번 쥐어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차두리가 마침내 국내 무대 무관의 한을 풀었다. 차두리는 지난달 3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축구협회(FA)컵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결승전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3-1,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은 FA컵 우승으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따냈다.

차두리는 2013년 K리그 복귀 당시 이루고 싶은 목표로 시즌 끝나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해 서울은 ACL 결승까지 올라 1·2차전 모두 비겼지만 원정 다득점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FA컵에서 성남FC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또다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는 2전3기로 우승을 거머쥠으로써 화려하게 선수생활의 끝을 장식했다.

차두리는 경기를 마치고 감격에 겨워 참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어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작별을 알렸다.

그는 “내가 축구를 하면서 가장 잘했다고 내린 결정이 K리그로 돌아온 것이다. 선수 생활 이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시야를 넓혀줬다. 유럽과 한국은 물론 대표팀 경험은 나의 큰 재산”이라고 지난 시절을 회고한 뒤 “지금까지 얻은 지식을 후배와 한국 축구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쓰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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