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 진전 독려하자"→"조기타결 목표로 협상 가속화"
한일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박대통령과 아베 총리 |
아베 총리는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임을 염두에 두면서 될 수 있는 대로 조기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가속화한다", "장래 세대에 장애(장해)를 남겨선 안 된다"는 등의 언급을 했다.
일본의 대표적 우익 성향 정치인인 아베 총리는 2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하기 전만 해도 군위안부 제도에 일본군과 관(官)이 관여한 사실을 일정한 고노(河野) 담화를 수정할 뜻을 명확히 밝혔다.
2012년 8월 28일자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집권 시 정책과 관련해 "미야자와(宮澤) 담화와 고노 담화, 무라야마(村山) 담화 등 모든 담화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정부 견해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집권 후 외교적 파장을 의식한 듯 고노담화 수정에는 선을 그었다.
작년 3월 1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베 내각은 (고노담화의) 수정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명언한 것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그 후 발언은 좀처럼 해결 쪽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일본 공권력이 관여한 극심한 전시(戰時) 여성인권 침해라는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는 발언으로 일관한 것이다.
자리 안내하는 박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기념촬영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
미국 방문을 앞두고 올해 3월 27일 진행한 워싱턴 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는 주어를 생략한 채 군위안부를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의 희생자"라고 표현하고 "측량할 수 없는 고통과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또 8월 14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에서는 "전쟁터의 뒤안에는 명예와 존엄이 크게 손상된 여성들이 있었던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특정하지 않은 일반론에 그쳤다.
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협상을 잘 해보자는 아베 총리의 언급이 과거에 없지는 않았다. 본인 육성이 전해진 것은 아니지만, 작년 11월 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부 국장급 협의의 진전을 독려하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
하지만 당시 발언에 비해 이날 정상회담 후 발언은 '조기 타결'이라는 지향점을 거론하고, '차세대에 장애를 남겨선 안 된다'며 해결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진전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최근 박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한 "연내 해결"에 전적으로 화답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가 국교정상화 50주년임을 염두에 두고"라는 아베의 발언은 '연내'라는 목표 시한을 의식하겠다는 뉘앙스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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