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혜원여중 학교스포츠클럽 넷볼팀의 주장 신민경(15)양은 넷볼 마니아다. 신양은 어릴 적부터 농구를 즐겼지만 150㎝초반대의 키로는 슈팅이 친구들의 수비에 번번이 막혔다. 신양은 혜원여중에 입학하면서 넷볼을 접했다. 이 학교에서 2001년부터 넷볼을 가르친 최종윤 교사의 권유 덕분이다. 농구와 유사한 이 스포츠의 묘한 매력에 빠진 신양은 이젠 넷볼 없인 못산다.
혜원여중 학생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랑구 혜원여중 체육관에서 학교스포츠클럽 넷볼 경기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넷볼은 여성에게 특화된 팀 스포츠다. 농구를 모방해 만들어진 넷볼은 1895년 영국에서 시작돼 1998년 한국에 들어왔다. 넷볼은 한 팀당 7명이 경기에 나선다. 농구처럼 패스하고 슛을 하지만 몸싸움이 허용되지 않는다. 공격하는 팀이 리바운드로 공을 잡으면 수비하는 팀은 90㎝ 뒤로 물러나야 하는 ‘신사적인 운동’이다. 그 덕에 몸싸움이 제한돼 다칠 위험이 적다.
선수들은 각자 맡은 포지션이 크게 적힌 조끼를 입고 코트를 누빈다. 포지션은 골키퍼(GK), 수비수(GD), 측면 수비수(WD), 센터(C), 측면 공격수(WA), 공격수(GA), 슈터(GS)로 나뉘는데 각자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한정돼 있다. 넷볼에서 슛은 공격수와 슈터만 골대 밑 골서클 내에서 던질 수 있다. 공을 3초 이상 가질 수 없고 드리블은 공을 받을 때만 한 번 허용된다. 패스를 주고받을 때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슛 동작 시에는 정적이다. 넷볼에서의 슈팅은 농구로 비유하면 ‘오픈찬스’인 셈.
여학생들이 느끼는 넷볼의 매력은 배우기 쉽다는 것. 농구처럼 현란한 드리블이나 장거리슛 능력이 필요없다. 최종윤 교사는 “학교에 와서 보니 여학생들도 운동 욕구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축구는 거칠고 농구는 여중생에게 공이 다소 무겁다. 축구나 농구에 비해 규칙이 단순한 넷볼이 여학생들에게 안성맞춤 같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넷볼은 키가 작아도 블록슛을 당할 염려가 없어 정확도만 높으면 단신 선수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학교스포츠클럽 전국대회 넷볼 경기는 오는 14∼15일 경기 이천 장애인종합훈련원에서 열린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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