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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 ‘빛나는 2등’ 인천구단, 아직도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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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1-03 19:53:27 수정 : 2015-11-03 19: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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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에서 완생’ ‘늑대 축구’ 등 온갖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최근 2015 FA컵 대회에서 ‘자랑스런 2등’을 차지했다.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 인천은 프로와 아마를 총망라하는 FA컵 대회에서 2003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 도전에 나서 비록 FC서울에 1-3으로 패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투지를 떨치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초보 사령탑인 김도훈 인천 감독도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실 인천이 결승까지 올라오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 김봉길 전 감독의 경질과 함께 재정 악화 타개책의 일환으로 주전 선수들을 팔아야 했다. 후임 감독 선임이 늦어지면서 팀 분위기는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 1월이 돼서야 김도훈 감독을 선임한 인천은 동계훈련도 가장 늦게 시작했다. 다른 팀과 달리 해외 전지훈련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시즌 개막 직전에는 주축 공격수이던 설기현이 돌연 은퇴했다. 온통 악재뿐이었다. 시즌 내내 임금이 체불됐지만 인천 선수들은 ‘간절함’ 하나로 버텨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힘들 때 오히려 똘똘 뭉쳤다.

박병헌 선임기자
상암벌에 선 인천 선수들은 외로웠다. 인천은 1년 전 FA컵 결승에서 FC서울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또 다른 시민구단 성남FC와는 천양지차였다. 유정복 인천시장이자 구단주는 이날 ‘한일지방자치포럼’ 때문에 결승전에 참석하지 못했고, 인천시에서 파견한 김광석 대표이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자 구단주는 직접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과 부딪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이 시장은 축구단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그 결과 성남FC는 올 시즌 시민구단으로는 유일하게 스플릿시스템 A그룹에 올랐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16강에 진출하며 성남시 브랜드마케팅에 큰 힘을 보탰다. 유료관중 200% 이상 증가라는 성과를 올리며 시민구단의 롤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인천의 도전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추운 겨울이다. 열악함 속에서도 김 감독 이하 선수단은 똘똘 뭉쳐 능력을 보여줬고, 성장 가능성을 완성시켰다. 인천 팬들은 모든 역경을 딛고 달려온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눈물을 흘렸다. ‘미생에서 완생’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유정복 구단주를 비롯한 수뇌부의 역할과 결단만 남았다. 1년 전 성남구단의 사례를 본보기로 삼으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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