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사회성과연계채권(SIB) 방식의 ‘해봄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2년간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SIB는 민간이 공공사업에 투자해 성과를 내면 공공기관에서 원금과 함께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2010년 영국 피터버러시에서 교도소 출소자들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시작됐다. 현재 미국과 유럽, 호주 등에서 40여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해봄 프로젝트’는 기초생활수급자 800명을 대상으로 근로의욕을 고취하여 일자리를 갖게 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사업이다.‘ 해봄’은 ‘해보자’ ‘해를 보자’는 글귀의 명사형으로 탈수급의 희망과 의지를 담은 말인데, 도민 아이디어 공모로 선정됐다.
추진 방식은 경기도가 운영기관을 선정하고 운영기관이 민간투자자를 모집해 운영자금을 마련한 뒤 사업 수행기관을 뽑아 사업에 들어간다. 사업 수행기관은 일정기간 사업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전문기관에 맡겨 사업 성공 여부를 판단한 뒤 공공기관으로부터 실적에 맞는 투자금과 보상금을 받는다.
경기도가 제시한 기준선은 800명의 12%인 96명이다. 이들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나면 도는‘성과 달성’으로 판단해 민간투자자에게 원금을 돌려주고, 그 이상 달성하면 원금에 보상금을 얹어주게 된다. 13%가 넘으면 원금과 함께 달성률에 따라 보상금 6600만원∼2억2000만원이 지급된다. 달성률이 12% 미만이면 미달률만큼 원금에서 일정비율로 손해를 보게 된다.
달성률이 20%를 넘길 경우 이 사업에는 사업추진비(민간투자 원금) 15억5000만원과 공공기관이 지급하는 보상금 2억2000만원, 평가기관 용역비 1억원 등 모두 18억7000만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대상자는 시·군에서 추천받게 되는 데, 이들은 열악한 가정환경이나 질환·장애·노령 등으로 국가에서 시행하는 취업지원 사업에 제외돼 자립의 기회가 원초적으로 박탈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의 탈수급을 위한 사업 진행은 사업 추진기관에서 전담하게 되지만, 도는 근로의욕을 돋우는 과정(인문학 프로젝트)을 거쳐 일대일 맞춤식 직업 또는 재활 훈련 후 취업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경기도내 일반 수급자는 약 17만명이며, 이 가운데 18∼23세 청년층도 1만여 명에 달한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해봄 프로젝트는 주변 환경과 여건으로 인해 아예 근로의욕 자체가 없는 기초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자체 최초의 재활사업”이라며 “이들이 전체 과정을 거쳐 정식 직장을 갖고 탈수급이 되면 국가 수급자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게 된다”고 말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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