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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5만弗의 사나이’ 박병호 “나도 놀랐다”

입력 : 2015-11-08 20:49:04 수정 : 2015-11-08 23: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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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MLB 포스팅 최고 응찰액 수용
‘만년 유망주에서 1000만달러의 사나이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한 박병호(29·넥센·사진)의 미국 메이저리그행이 ‘8부 능선’을 넘었다. 박병호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금액이 역대 아시아 야수 중 2위에 해당하는 1285만달러(약 146억원)의 거액으로 공개됐기 때문이다.

넥센은 7일 “메이저리그 구단이 포스팅을 통해 박병호를 영입하겠다고 써낸 최고 응찰액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고 응찰액을 써낸 구단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정상 업무를 시작하는 10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구단명을 통보받게 되면 박병호는 공식 에이전트인 옥타곤 월드와이드를 통해 30일 동안 연봉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넥센은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최종적으로 확정되기 전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박병호를 영입하겠다고 제시한 최고 응찰액 1285만달러는 역대 포스팅시스템에 참가한 한국프로야구 출신 야수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다. 

박병호 본인도 “생각보다 많이 나와 놀랐다”고 할 정도다. 지난해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포스팅에 받은 금액인 500만2015달러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투수까지 포함하면 류현진(LA다저스)의 2573만7737달러33센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액수다. 아울러 범위를 아시아 야수로 넓히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1위는 일본의 ‘타격 천재’ 스즈키 이치로다.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는 일본 야수 중 최초로 포스팅을 신청한 이치로와의 독점교섭권을 따내기 위해 1312만5000달러를 써낸 바 있다.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을 보면 미국 현지에서 박병호가 KBO리그에서 달성해낸 4년 연속 홈런왕-타점왕 및 2년 연속 50홈런 기록을 인정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강정호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까지 박병호와 한솥밥을 먹었던 강정호는 올 시즌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가 한국 프로야구 출신 야수를 바라보는 눈은 180도 달라졌다.

가장 큰 관심은 박병호에게 1285만달러를 제시한 구단이 어디냐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박병호 포스팅에 참가한 한 구단에 따르면 12개가 넘는 팀이 포스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1루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모든 팀이 박병호 포스팅에 달려들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피츠버그도 박병호 포스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현재 1루수 대체 자원이 필요한 팀은 피츠버그를 비롯해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이 꼽힌다.

현지 언론 분위기로 미뤄보면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박병호 포스팅 관련 기사가 가장 많은 것도 보스턴 지역 언론이다. 세인트루이스는 1루수 맷 애덤스(0.240 5홈런 24타점), 마크 레이놀즈(0.2309 1홈런 48타점)가 부진하면서 우타 거포 1루수에 갈증을 느껴왔다.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가 꾸준히 박병호를 관찰했고, 1285만달러의 최고 응찰액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은 재정이 탄탄한 팀이라는 점도 설득력을 높인다. 다만 야후스포츠 제프 파산이 “보스턴이 좌익수 핸리 라미레스를 1루로 돌리기로 해 박병호에게 거액을 베팅하지 않았을 것”이란 글을 남겼고, 세인트루이스도 팜시스템에서 내부 육성한 선수들을 선호해 온 성향을 감안하면 두 팀이 아닐 가능성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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